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보고냐 통보냐' 놓고 여야 충돌

4 weeks ago 16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서울시의 수도권급행철도(GTX)-A 삼성역 건설 공사의 철근 누락 책임을 두고 18일 국회에서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서울시가 국가철도공단에 이미 세 차례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며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측의 ‘5개월 지연’ 주장을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민주당은 "수백 페이지 업무보고서에 한두 줄 포함한 수준을 '보고'라 할 수 없다"고 맞섰다.

여야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의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총괄선대위원장인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은폐한 주체는 오세훈 서울시장인데 서울시장은 자기는 몰랐다라고 하는 전제 위에서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고 있는 게 사건의 본질"이라고 했다. 정 후보 선대위의 선대본부장인 채현일 의원은 "서울시에서 일어난 모든 안전사고 책임은 서울시장"이라며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향해 "즉각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1월 13일을 포함해 총 세 차례 국가철도공단에 사건이 보고된 데다, 공단은 국토교통부 산하 집행기관이므로 국토부에도 보고가 이뤄진 셈이라고 맞받았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 서울시장 후보가 국토부 보고가 5개월간 지연됐다고 방송에서 말했는데 이는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 공표"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국토부와 해당 의혹을 보도한 방송사 등을 상대로 한 고발 방침도 밝혔다.

18일 서울시청 앞에서 청년 주거 정책 공약 발표한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사진=정원오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18일 서울시청 앞에서 청년 주거 정책 공약 발표한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사진=정원오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쟁점이 되는 건 서울시가 국토부에 보고한 시점과 방식이다. 공사 실무진인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이날 행안위 전체회의 현안질의에서 GTX-A 공사 관련 위수탁협약서에 따라 시측이 매달 국가철도공단에 건설사업관리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를 '보고'인지 '통보'로 볼지에 대해서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세 차례에 걸쳐 공사 과정의 오류를 철도공단에 알렸다. 같은 당 고동진 의원은 "서울시가 이것을 고의로 은폐하려고 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자꾸 괴담으로 몰려는 분들이 너무 많은데 좀 자제하자"고 말했다.

민주당과 정 후보 선대위는 지난 15일부터 서울시가 지난해 11월부터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공사 현장서 철근이 누락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5개월간 국토부에 알리지 않았다는 공세를 펴고 있다. 현대건설이 정 후보 측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사측이 시공 오류를 서울시에 자진 보고한 시점은 작년 11월 10일이다. 도면상 기둥 80개소의 2열 철근을 1열로 오인해 잘못 시공한 것이다.

감리단은 12월 19일 기둥 보강 방안에 대한 검토를 마친 뒤 서울시 측에 보고했다. 서울시는 나흘 뒤인 같은 달 23일 기둥 보강에 대한 외부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었고, 이날 회의 결과를 반영해 시공사 측은 기둥 보강 추진계획을 서울시 측에 알렸다. 서울시, 시공사, 감리단은 이후 4달간 현장을 점검하고, 기둥 보강 공사에 대한 계획을 최종적으로 검토했다. 서울시는 총 19차례에 걸쳐 현대건설, 감리단과 회의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가 국토부 산하 국가철도공단에 기둥 현안사항 관련 자료를 공유한 건 지난 4월 24일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흘 뒤인 4월 27일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시장직을 내려놓았고, 이틀 뒤인 29일 서울시는 국토부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김성보 서울시장 직무대행(행정1부시장)이 서울시 도시기반본부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건 4월 30일이었다고 한다.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보고냐 통보냐' 놓고 여야 충돌

민주당은 국민의힘 측 반박에 대해 "보고와 통보를 혼동하는 물타기"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의 건설관리보고서는 보고가 아니라 통보나 다름없다고 맞받았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수백 페이지 업무일지 속 한 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넣어둔 것을 두고 '보고했다'고 주장하는 건 서울시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서울시 내부 보고 체계도 문제 삼았다. 철근 누락 사실은 지난해 11월 서울시에 보고됐지만, 서울시장 권한대행인 김성보 행정2부시장에게는 오세훈 후보 사퇴 직후인 지난 4월 30일에야 보고됐다는 점 때문이다. 오기형 의원은 "이처럼 중대한 안전 사안을 시장과 부시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설명을 누가 믿겠느냐"며 "보고하지 않았다면 무능이고, 보고하고도 숨겼다면 은폐"라고 주장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자신을 겨냥한 책임론에 대해 "억까(억지 비난)"라고 일축했다. 오 후보는 이날 채널A 유튜브 방송에 나와 출연해 "그분(정 후보)이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선전부장을 하셨다고 한다. 젊었을 때 실력 발휘를 지금 하시는 느낌"이라고 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청년 주거 정책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안전 문제를 이렇게 자꾸 피하고 감추는 것이 전형적인 안전불감증의 사례"라고 응수했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도 오는 20일 전체 회의를 열고 GTX-A 삼성역 철근누락 사태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참석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