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이 고민에 빠졌다.
서울은 ‘한국 축구의 성지’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쓴다.
2025년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는 유독 돋보인다. 서울 구단과 서울시설공단이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이어간 결과다. 서울시설공단은 올해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품질을 대폭 개선하고자 무려 40억 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서울시설공단이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에 투자한 금액은 11억 원이었다. 전년도 대비 3.6배(29억 원)의 예산을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를 위해 투자한 것이다.
단순히 투자만 한 게 아니다.
서울 구단은 잔디 관련 질문을 받을 때마다 ‘서울시설공단에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서울시설공단이 서울 선수들이 최고의 잔디에서 경기할 수 있도록 잔디 관리에 온 힘을 다한 까닭이다.
그 결과 서울은 ‘2025 K리그1 그린스타디움상’을 수상했고, 대한축구협회(KFA)로부턴 감사패를 받았다.
올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서울의 홈 경기는 물론이고, 국가대표팀 A매치, 해외 명문 구단 초청 경기 등의 빅이벤트가 큰 박수를 받으며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있다.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없인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서울 구단과 서울시설공단 모두 고민에 빠졌다.
서울 서포터스는 11월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4차전 청두 룽청(중국)과의 맞대결에서 두 개의 걸개를 내걸었다.
이유가 있다.
올해 서울월드컵경기장엔 낯선 12월 경기가 치러진다.
전북 현대와 광주 FC가 맞붙는 코리아컵 결승전(6일)과 서울이 멜버른 시티(호주)를 상대하는 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12월 10일)이다. 내년 2월 17일엔 ACLE 리그 스테이지 8차전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의 홈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잔디 관리에 진심인 서울시설공단은 우려한다. 겨울철 경기 개최가 잔디 유지 관리 측면에선 위험 부담이 큰 까닭이다. 특히나 12월은 잔디가 휴면기에 접어드는 시기다. 경기로 인해 훼손된 잔디는 즉시 복구가 매우 어렵다. 손상이 심할 땐 잔디가 내년 시즌 개막까지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
올해 초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는 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예정보다 훨씬 이른 개막으로 잔디가 제대로 뿌리 내리질 못했기 때문. 잔디가 파이고 선수들이 넘어지는 등 정상적인 경기가 어려웠다. 서울시설공단은 내년엔 시즌 내내 완벽한 잔디를 보여주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
그러다 보니 서울의 12월 홈 경기 일정을 다른 구장에서 치르는 대안이 거론됐다. 서울 구단과 서포터스는 이를 반대한다.
단, 강력한 반대가 아닌 그간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이해를 구하는 식이다.
서울 서포터스 ‘수호신’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올해는 예년과 달리 콘서트 대관 일정도 인근 타 지역으로 권고하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의 대관 행사는 볼 수 없었다. 꾸준히 진행하던 종교 행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이는 서울과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원활한 축구 진행을 위한 과정이었다”고 짚었다.
이어 “서울은 프로스포츠 유료 관중 집계 후 한 경기 최다 관중, 한 시즌 최다 관중(50만 돌파)을 달성했고, 올 시즌엔 풀스타디움상과 그린 스타디움상 2관왕을 달성하는 쾌거를 만들었다. 서울은 계속해서 새로운 기록과 역사를 향해 걸어가야 한다. 수호신도 시설공단의 노고에 감사함을 표한다”고 했다.
덧붙여 “그간 큰 노력을 통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해 주시고 힘써주신 관계자분들에게 5년이란 시간 동안 간절히 기다려 왔던 우리의 열정이 이곳에 온전히 담길 수 있도록 우리의 홈경기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ACLE 경기 개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서울시설공단은 서울 구단과 적극적으로 소통 중이다. 서울시설공단은 자신들의 고충을 구단에 이야기했고, 구단은 이를 이해하고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전한 상태다.
서울 구단은 겨울철 전국 어느 경기장이든 같은 제약이 있다는 걸 인지한다. 그래서 더 타 경기장 대관도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구단은 서울시설공단이 12월 ACLE 홈 경기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대관을 허가해 준다면, 안전한 경기 운영을 위해 온 힘을 다한다는 생각이다.
다만, 서울의 12월 홈 경기 개최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구단과 팬들이 이해해 줘야 할 부분이 있다.
서울시는 서울 구단이 5년 만에 아시아 무대로 나아간 걸 누구보다 잘 안다. 선수단과 팬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서울시는 “적극적으로 대관을 검토하고 올해 최상의 상태를 보여줬던 잔디 복구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동절기 연속된 경기와 짧은 복구 일정으로 인해 그라운드 컨디션이 좋지 않을 수 있다. 이 부분은 팬들의 너른 양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이 12월 홈 경기 일정을 정상적으로 치른다면, 내년 개막 초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는 올 초와 비슷할 수 있다. 하지만, 무리란 것을 알면서도 오직 서울 구단과 팬을 위해 배려와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서울시설공단을 그 누가 비판할 수 있을까.
[상암=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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