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중앙아시아 5개국과 '전략적 동반자'로 관계 격상에 합의하고 20조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약속했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우즈베키스탄에서 사상 처음으로 EU와 중앙아시아 5개국 간 정상회의가 열렸다. 양측은 상호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하고 경제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장기적으로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테러리즘, 기후변화 등 전 세계적인 문제에 공동 대응을 모색하는 관계를 뜻한다. 이를 통해 양측은 단순 교역 관계를 넘어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정치·안보 측면에서도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기로 했다. EU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로는 캐나다, 일본 등이 있다. EU는 2010년 한국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바 있다.
이번 회의에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5개국 정상이 참여했다. EU 측에서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회담에 나섰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불확실한 시대에 유럽은 개방성과 관여의 자세를 갖고 있고 중앙아시아는 유럽의 우선적인 파트너"라며 "양측 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U가 중앙아시아와 관계 강화에 나선 것은 이 지역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EU 정상회의는 이날 정상회담에 대한 설명자료에서 "양측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유엔 헌장에 따라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조속히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또한 대러시아 제재 회피를 방지하는 노력이 양측 관계에서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EU는 중앙아시아와의 경제협력을 강화해 무역 다변화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앙아시아에 120억유로(약 19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문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