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조정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가 가격 인상 초입에 접어들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체결한 대규모 실리콘 커패시터 공급 계약도 기업가치 재평가에 힘을 싣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장보다 17.31% 급등한 157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한달새 주가 상승률은 98%에 이른다.
단기간 급등하면서 신한투자증권과 SK증권은 이날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각각 100만원과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높였다. 주력 제품인 MLCC가 가격 인상 사이클 초입에 들어섰다는 점이 목표주가 상향 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MLCC는 전압을 안정화하고 전자회로의 노이즈를 줄이는 역할을 하는 핵심 전자부품이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D램과 달리 MLCC 가격 상승률은 5% 안팎으로 이제 막 가격 인상 사이클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가 MLCC와 FCBGA(고부가 패키징 기판)를 동시에 생산한다는 점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부품사 가운데 두 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곳은 삼성전기가 유일하다”며 “MLCC를 기판에 직접 내장해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라고 분석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2분기부터 북미 GPU 업체에 FCBGA를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AI 반도체용 패키징 기판 수급난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했다.
AI용 고부가 부품 시장에서 삼성전기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20일 글로벌 고객사와 1조5000억원 규모 실리콘 커패시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반도체와 가까운 위치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부품으로, AI GPU와 주문형반도체(ASIC)의 순간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황지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리콘 커패시터는 고객 맞춤형 설계가 필요한 고부가가치 제품”이라며 “기존 실리콘 커패시터 연간 매출 규모가 200억~3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계약은 대형 수주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컴포넌트 부문 평균 영업이익률을 웃도는 고수익 사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고송희 기자 hgs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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