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정부, 가입 공식화 … 기대되는 경제효과는
삼성·기아 등 멕시코 진출 기업
관세 낮아지면 수출 경쟁력 쑥
日과의 교역도 크게 늘어날듯
관세 철폐율 76% → 90% 기대
한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으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미국 시장의 교두보인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멕시코에는 삼성전자·LG전자 같은 정보기술(IT) 대기업과 기아의 생산공장이 둥지를 틀고 있다. 한국이 멕시코로 수출하는 자동차 부품, 철강, 알루미늄 등 중간재 관세가 낮아지면 이를 활용한 현지 생산의 원가 경쟁력이 개선될 수 있다.
14일 정부 안팎에 따르면 현재 한국·멕시코 간 직접 FTA 체결은 쉽지 않은 상태다. 한국 측이 노력하고 있지만, 멕시코 협상팀 역량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집중돼 있어서다. 여기에 더해 멕시코가 미국과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맺고 있어 대미 관세를 우회할 수 있는 생산지로 각광받으면서 위상이 올라간 것 또한 한몫하고 있다. 그만큼 CPTPP는 멕시코와의 시장 개방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 일본 내 한국산 경쟁력 커져
일본과의 무역 자유도도 올라갈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은 현재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통해 사실상 FTA를 맺었지만, CPTPP나 한미, 한·유럽연합(EU) FTA와 비교하면 상품시장 개방 수준이 낮고 관세 철폐 속도도 느린 편이다. 2021년 정부의 RCEP 상세 자료에 따르면 한일 간 품목 수 기준 관세 철폐율은 76%로, 한미 FTA나 한·EU FTA의 90%대 중후반에 비해 낮았다.
일본과의 무역 자유도가 올라가면 일본이 아직 관세를 부과하는 한국산 석유화학제품이나 철강·금속제품, 소비재 등의 관세가 낮아져 일본 수입 업체들이 한국산을 선택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전통 제조업뿐만 아니라 K콘텐츠·게임 등 서비스 산업과 K푸드·뷰티 등 소비재 수출이 가능한 새로운 기반도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과거 정부가 CPTPP 가입을 추진했을 당시보다 현재 국내 민감도가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여러 국가와 FTA를 맺으면서 수입 관세율이 단계적으로 인하된 만큼 품목별 추가 개방 민감도가 과거에 비해 완화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산 소고기에 대해서는 현재 관세가 철폐된 상태이며, 현재 5.3%의 관세율이 부과되고 있는 호주산 소고기에 대해서도 2028년부터 관세가 없어진다. 뉴질랜드와 캐나다산 소고기 역시 2029년부터 현재 8%로 부과되고 있는 관세가 철폐된다.
다만 정부는 가입 협상 과정에서 민감 품목에 대해선 개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또 개방에 따라 피해가 예상되는 부문에 대해선 충분한 피해 보상과 지원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 "CPTPP, 통상 질서 구심점 역할"
본격적인 가입은 한국 내 사회적 의견 수렴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가입 추진 계획을 마련한 뒤 국회 보고 등 국내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내부적으로 가입 방침이 결정되면 회원국 설득과 신청 등 국제 절차가 뒤따른다.
정부 관계자는 "CPTPP는 소다자 연대체로, 국제 통상 무대에서는 거의 구심점으로 부상하고 있어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CPTPP을 가입을 시도하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국은 2013년 CPTPP가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형태일 때부터 가입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7년 미국이 TPP 탈퇴를 선언하면서 남은 회원국들이 협정 명칭을 CPTPP로 바꿔 출범시켰다.
한국 정부는 2021년 CPTPP 가입 추진을 공식화했고, 2022년 당시 산업통상자원부가 공청회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등 가입 신청을 위한 국내 절차에 착수했다. 그러나 일본 후쿠시마 인근 수산물 수입 규제 완화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와 농수산업계의 강한 반발, 피해 대책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국회 보고와 공식 가입 신청은 이뤄지지 못했다.
CPTPP 가입 논의는 2023년 이후 사실상 장기 표류했다. 이 때문에 올해 가입 논의가 다시 본격화하더라도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축수산물 추가 개방에 따른 피해 우려를 줄이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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