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City]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약…도서 『의약품 살인사건: 약이 독이 되는 위험한 화학의 역사』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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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City]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약…도서 『의약품 살인사건: 약이 독이 되는 위험한 화학의 역사』外

송경은 매일경제 기자

입력 : 2026.06.05 16:26

도서 『의약품 살인사건』은 약의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단순한 의학 지식보다 ‘안전하다고 믿었던 약’이 어떻게 위험으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백승만 지음 / 해나무 펴냄

백승만 지음 / 해나무 펴냄

1950년대 후반, 임산부들의 입덧 완화를 위해 처방되던 약이 있었다.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안전한 약으로 알려졌고, 많은 나라에서 널리 사용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팔과 다리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채 태어나는 신생아들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원인은 바로 탈리도마이드였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사례들을 중심으로 약의 역사를 풀어낸다. 수면제, 진통제, 항생제처럼 익숙한 약들도 개발 과정에서는 수많은 실패와 부작용을 거쳐 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인상적인 부분은 위험이 꼭 악의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충분한 검증 없이 출시되거나, 효과에 대한 기대가 부작용 경고를 덮어버리는 순간 문제가 시작된다. 당시에는 최선이라고 믿었던 선택이 시간이 지나 치명적인 결과로 드러나는 경우도 반복된다. 그래서 약의 역사는 과학 발전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오만과 조급함에 대한 기록처럼 읽힌다.

책은 의약품을 무조건 불신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금 우리가 비교적 안전하게 약을 사용할 수 있는 이유가, 과거의 거대한 실패와 희생 위에 만들어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영화로 일깨우는 일상의 감각
『영화에 관하여』

수전 손택 지음 / 홍한별 역 / 윌북 펴냄

수전 손택 지음 / 홍한별 역 / 윌북 펴냄

“해석은 지성의 복수다.” 수전 손택의 이 유명한 문장은, 그가 영화를 비롯한 예술을 어떻게 바라봤는지를 단번에 보여준다. 작품을 지나치게 분석하고 의미를 설명하려 드는 순간, 정작 가장 중요한 감각은 사라질 수 있다는 것.

이 책은 바로 그 ‘남는 감각’에 대한 이야기다. 손택은 영화를 단순한 스토리 소비가 아니라, 시선과 리듬, 이미지와 감정이 함께 작동하는 경험으로 바라본다. 그래서 이 책에서 중요한 건 영화가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관객에게 감각을 남기는가에 가깝다.

책 속에는 여러 감독과 작품에 대한 분석이 등장하지만, 중심에는 늘 ‘보는 경험’ 자체가 놓여 있다. 손택은 같은 장면이라도 카메라의 움직임과 침묵의 길이, 화면의 구성에 따라 완전히 다른 감정이 만들어진다는 점을 섬세하게 짚어낸다. 우리가 평소 놓치고 있던 감각들, 설명할 수 없는데도 계속 떠오르는 장면들, 이유 없이 마음에 남아 있는 영화의 공기 같은 것들. 손택은 그런 순간들이야말로 예술이 가진 힘에 더 가까울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 송경은 매일경제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33호(26.06.0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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