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City] 불확실함이 지배하는 시대…도서 『폭풍이 온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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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City] 불확실함이 지배하는 시대…도서 『폭풍이 온다』 外

송경은(매일경제) 기자

입력 : 2026.05.29 16:32

2021년 겨울, 텍사스에 기록적인 한파가 닥치자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전기가 끊기고 난방이 멈추면서 수백만 명이 추위 속에 고립됐다. 세계 최강국 중 하나라는 미국에서도 에너지 시스템은 예상보다 쉽게 흔들렸다. 문제는 단순한 기상 이변이 아니었다.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 최준영 옮김 / 21세기북스 펴냄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 최준영 옮김 / 21세기북스 펴냄

2021년 텍사스 대규모 정전은 기후, 에너지, 국제 정세, 공급망이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다는 사실이 한꺼번에 드러난 사건에 가까웠다. 저자는 이런 연결의 구조를 중심에 두었다. 기후 변화만 따로 떼어 설명하지 않는다. 에너지 위기와 지정학, 경제 시스템, 국가 간 이해관계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함께 보여준다. 그래서 여기서 말하는 폭풍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세계 질서 전체를 흔드는 변수로 등장한다.

책에서 자주 강조되는 건 ‘불확실성의 확대’다. 이상기후는 점점 잦아지고, 에너지 가격은 국제 정세에 따라 크게 흔들린다. 여기에 공급망 문제까지 겹치면서 하나의 사건이 예상 밖의 영역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예전에는 각각 따로 움직인다고 생각했던 문제들이 사실은 하나의 시스템 안에 묶여 있었다는 점이 점점 선명해진다.

그렇다고 위기를 단순한 미래의 위험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이미 시작된 변화가 우리의 일상에 어떤 방식으로 스며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더 가깝다. 재난은 더 이상 특정 지역에서 잠깐 벌어지는 사건이 아니라, 생활비와 에너지, 소비 방식까지 이어지는 현실의 문제가 됐다. 책은 앞으로 닥칠 일을 예언하기보다, 이렇게 지금 우리가 어떤 시대를 지나고 있는지를 이해하게 해준다.

명화를 명화로 만들어준 것
『명화는 당신을 속이고 있다』

윌리엄 케인&안나 가브리엘르 지음 / 서경의 옮김 / 더퀘스트 펴냄

윌리엄 케인&안나 가브리엘르 지음 / 서경의 옮김 / 더퀘스트 펴냄

미술관에서 어떤 그림은 이상하게 오래 눈에 남는다. 특별히 미술 지식이 없어도 시선이 멈추고, 설명할 수는 없지만 묘하게 끌린다. 반대로 유명한 작품인데도 금방 지나쳐지는 경우도 있다. 단순히 취향의 차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명화들 중에는 사람의 시선을 붙잡기 위해 아주 계산된 방식으로 구성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든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부터 카라바조, 고흐 같은 화가들의 작품을 분석하며, 명화 속에 숨겨진 ‘심리적 장치’를 설명한다. 특정 방향으로 시선을 유도하는 구도, 감정을 증폭시키는 색채, 인물을 더 강렬하게 보이게 만드는 빛의 사용까지, 작품 속 요소들이 단순한 미적 표현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우리가 그림을 ‘자유롭게 감상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화가가 설계한 흐름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선이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에 머무는지, 어떤 감정을 먼저 느끼게 되는지까지 의외로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다는 것. 그래서 익숙하게 봤던 명화들도 다시 보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읽히기 시작한다.

[송경은 매일경제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32호(26.06.0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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