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클라우드, 인메모리와 분산처리 등 최신 IT기술이 한국은행에도 도입될 전망이다. 실시간총액결제(RTGS) 방식의 신속자금 이체 시스템 도입과 함께 지급결제 시스템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22일 한은은 지급결제보고서를 통해 “RTGS 방식 신속자금이체시스템에는 비은행금융기관에도 직간접 참가를 허용하는 등 보다 유연하고 개방적인 참가제도를 통해 민간의 지급결제 혁신을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ECB, 미 연준 등 주요국 사례를 참고해 API, 클라우드 및 인메모리·분산처리 등 최신 IT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속자금이체시스템은 지급지시와 자금수취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자금이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전자금융공동망, CD/ATM공동망, 오픈뱅킹공동망 등 국내 대표적인 시스템은 그간 일정 기간의 거래를 모아 정산 뒤 차액만 결제하는 이연차액거래(DNS)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은은 실리콘밸리뱅크(SVB) 뱅크런과 같은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DNS를 위한 금융기관의 차액담보비율을 100%까지 순차 상향하는 한편, 신용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 RTGS 방식을 신속자금이체시스템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은이 최신 IT 기술 적용을 적극 검토하는 주된 이유도 은행간 거래가 이뤄진 직후 실시간 결제가 이뤄지는 RTGS의 특성상 보다 높은 안정성과 효율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API는 한국은행이 신속자금이체시스템에 적용할 핵심 기술로 꼽힌다. 시스템 유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 활용성 역시 확보할 수 있어서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과 미 연준이 일부 조회업무에 API를 도입한 것처럼 한은 역시도 지급결제시스템에 API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클라우드 기술 역시 한은이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RTGS 방식의 경우 실시간 결제가 이뤄지는 만큼 기존 방식 대비 결제유동성 확보가 필수다. 자금이체 처리 건수 증가에 따라 처리용량을 확대할 수 있는 클라우드 IT센터의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단 의미다.
인메모리와 분산처리 역시 한국은행이 주목하는 기술이다. 인메모리는 디스크가 아닌 메모리를 통해 처리함으로써 처리속도를 향상시키는 기술, 분산처리는 데이터의 저장 및 연산을 여러 개 노드나 서버에서 분산해 처리하는 기술이다. 앞서 유럽중앙은행도 인메모리와 분산처리 기술을 적용해 대량 처리 속도를 높인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은행은 그간의 조사연구 결과와 유관기관, 금융기관 및 학계 등 지급결제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최적의 RTGS 방식 신속자금이체시스템 도입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