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가 인공지능(AI) 열공에 빠졌다.
기독교 단체인 ‘나부터포럼’은 2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AI, 너에게 한국교회의 내일을 묻는다’ 포럼을 열고 AI 시대 속 교회의 사명과 대응 전략을 모색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구요한 차의과대 교수는 ‘AI, 넌 누구니?’라는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AI의 본질을 “기계가 아니라 인간을 비추는 거울”로 규정했다. 구 교수는 “AI는 인간이 만든 ‘지능의 모사체’이지만, 동시에 인간의 욕망과 편향, 그리고 신적 영역에 대한 도전 의식을 반영한다”며 “(바벨탑 사건처럼) 인간이 언어와 기술로 스스로 신이 되려 한 시도가 오늘날 AI 문명에서도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기독교적 윤리와 영성의 회복으로 AI를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교수는 특히 ‘모델 붕괴’ 현상을 통해 “AI가 인간의 데이터를 반복 학습하다 결국 인간성을 소멸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교수는 ‘AI, 너와 어떻게 놀아야 하니?’라는 두번째 발제를 통해 AI 시대 교회와 사회가 직면한 윤리·법적 문제를 구체적으로 짚었다. 김 교수는 “AI는 표절, 저작권 침해, 개인정보 유출, 감정의 착취 등 수많은 윤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AI 공존 시대의 핵심은 기술 통제가 아니라 가치 통제”라고 강조했다. 또 사람들이 AI챗봇과 상담하다 정서적으로 의지하는 ‘일라이자 효과’와 관련해 “이는 기술을 신격화하는 착각이므로, 기독교인은 기술을 섬기지 말고, 섬김의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죽음 이후의 인간 재현(Digital Persona)까지 가능하진 부분에 대해선 “이제 애도, 관계, 윤리 등 인간의 근원적 영역에까지 AI가 개입하고 있다”며 “기술이 인간의 영혼을 대신할 수 없으며, 오히려 교회가 새로운 애도와 관계의 영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나부터포럼’의 류영모 대표 겸 한소망교회 원로목사는 “AI의 발전은 인류 문명사적 전환이지만,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타락을 막아주지는 않는다”며 “교회가 먼저 스스로를 성찰하고 ‘나부터 변화’라는 신앙적 개혁운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나부터포럼’은 11월 17일과 18일 경기 파주 한소망교회에서 AI를 목회·교육·콘텐츠 제작 등 교회 사역 현장에 직접 적용하는 방법을 실습하는 강좌를 개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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