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미흡하면 투자 급감 우려
“투자 붕괴에 경기 침체 올 수도”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는 가운데 국제결제은행(BIS)이 “AI 투자 거품이 붕괴하면 세계 경제를 뒤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열풍이 1990년대 닷컴버블처럼 대규모 투자 붕괴와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BIS는 연례 경제보고서에서 “현재의 AI 낙관론이 장기간의 투자 침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AI 기업들의 투자 수익률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이 자금 지원을 급격히 줄이면서 현재의 대규모 설비투자(CAPEX) 붐이 순식간에 꺾일 수 있다고 BIS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예상보다 낮은 수익은 자금 조달의 급격한 위축을 초래하고 금융시장 전반의 신용 여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AI 투자 규모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 오라클 등 세계 5대 초대형 클라우드 플랫폼 기업들은 2025년부터 2026년 말까지 AI 인프라 구축에 1조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기업은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확보를 위해 수천억달러 규모의 회사채와 주식을 발행하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AI 투자 열풍은 주식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이달 초 스페이스X가 86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서 AI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심리는 더욱 달아올랐다.
하지만 거품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대형 투자기관들은 AI 기업들의 잇따른 회사채 발행이 시장의 자금 흡수 능력을 시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사업이 기대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며 금융시장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투자 심리는 더욱 흔들리고 있다.
현재 AI 투자 열풍은 과거 세계 경제를 뒤흔든 투자 거품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고 BIS는 진단했다. 1830년대 운하 건설 붐과 1840년대 영국 철도 투자 열풍, 1990년대 말 닷컴버블 모두 혁신 기술이 등장하면서 막대한 자금이 몰렸지만 결국 실제 수익성을 뛰어넘는 과잉 투자로 거품이 꺼졌고, 투자 급감과 경기 침체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AI 거품이 꺼질 경우 충격은 과거보다 더 클 수 있다고 BIS는 우려했다. 가계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고, AI 기업들의 대규모 부채 발행으로 금융시스템 자체도 더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AI 관련 주가가 급락하면 가계 자산 감소와 금융시장 불안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BIS는 AI의 장기적인 경제적 가치는 인정했다. 보고서는 AI가 기업의 업무 효율성을 높여 향후 10년 동안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릴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문제는 기술 혁신 자체가 아니라 시장이 AI의 미래 가치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평가하면서 투자 규모가 실제 수익성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