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넘어 양자컴퓨터까지 잇는다”… AI 시대 ‘숨은 지배자’ 위드웨이브

1 hour ago 3

AI 시대 핵심은 반도체 아닌 ‘연결 기술’
초고주파 인터커넥트로 글로벌 시장 공략
‘사람’ 중심 경영…“혼자 빨리보다 함께 멀리”

이용구 ㈜위드웨이브(WithWave) 대표

이용구 ㈜위드웨이브(WithWave) 대표
“AI 반도체가 수도꼭지라면 인터커넥트는 물이 흐르는 수도관입니다.”

이용구 ㈜위드웨이브(WithWave) 대표는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을 ‘연결’에서 찾는다. 아무리 뛰어난 성능을 가진 AI 반도체라도 칩과 칩, 서버와 서버를 안정적으로 잇지 못하면 시스템 전체가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와 차세대 통신, 양자컴퓨팅 시대로 접어들면서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인터커넥트(Interconnect)’ 기술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경기 용인시에 본사를 둔 위드웨이브는 이러한 인터커넥트 기술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혁신기업이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AI 인프라 구축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부품을 생산한다. 초당 수백 기가비트(Gbps)의 방대한 데이터가 오가는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신호 손실을 최소화하고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연결 기술이 시스템 전체의 성패를 가른다.

위드웨이브는 이미 독보적인 기술력을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인 ‘145GHz 초고주파 커넥터’와 AI 데이터센터용 ‘224Gbps 인터커넥트’, 양자컴퓨터용 ‘극저온 커넥터’ 등을 잇달아 개발했다. 설계부터 초정밀 가공, 조립, 시험·계측에 이르는 전 공정을 자체 수행하는 원스톱 생산 체계를 구축해 경쟁력을 높이면서 현재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이 60%를 웃돈다.

㈜위드웨이브(WithWave)가 생산한 커넥터

㈜위드웨이브(WithWave)가 생산한 커넥터
위드웨이브의 탄탄한 성장은 창업자인 이 대표의 값진 실패와 재도전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2001년 퇴직금 3000만 원으로 RF·마이크로파 전문기업인 ‘기가레인’을 창업해 2013년 코스닥 상장까지 이끌었다. 하지만 상장 이후 예기치 못하게 회사를 떠나야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 대표는 “첫 창업은 성공적이었지만 동시에 가장 큰 실패도 함께 경험했다”라며 “혹독한 과정 속에서 결국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배웠다”라고 회고했다.이 같은 경영 철학은 2014년 설립한 위드웨이브에 그대로 투영됐다. 회사 이름인 위드웨이브 역시 전파 기술을 뜻하는 ‘웨이브’(Wave)에 고객, 임직원, 산업 생태계가 ‘함께’(With) 성장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위드웨이브는 현재도 연구개발 인력을 기업의 가장 귀중한 자산으로 삼고, 성과를 투명하게 나누는 상생의 조직문화를 실천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위드웨이브 본사 전경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위드웨이브 본사 전경
● 미래 공급망 선점 주도

위드웨이브는 AI 이후의 미래 시장도 발 빠르게 선점해 나가고 있다. 현재 양자컴퓨터용 극저온 커넥터와 초전도 케이블을 개발하고 있고, 경기 안성에는 양자 기술 전문 생산 거점인 ‘퀀텀 캠퍼스’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지만, 시스템 분야는 아직 성장해야 할 부분이 많다”라며 “AI, 양자컴퓨터, 우주산업 등 미래 첨단산업은 결국 다양한 기술을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고주파 인터커넥트 기술은 반도체는 물론 국방과 통신 산업 전반의 공급망 경쟁력과 직결된다”라며 “전파 기술이 곧 국력”이라고 강조했다.

성장에 속도를 내기 위해 위드웨이브는 올해 ‘기술특례상장(IPO)’을 추진 중이다. 연구개발과 생산 인프라 확대를 위한 투자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확보한 자금은 차세대 인터커넥트 기술 개발과 생산시설 확충에 재투자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전경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전경
● 창업부터 성장까지…든든한 버팀목 ‘경과원’

위드웨이브의 가파른 성장세 뒤에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의 체계적인 창업 지원이 큰 힘이 됐다. 과거 기가레인이 경과원 창업보육센터에서 출발해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고, 위드웨이브 역시 창업보육 프로그램을 통해 안정적인 연구개발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창업 초기에는 오롯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했다”라며 “경과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기술 개발에 몰두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됐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현곤 경과원장은 “위드웨이브처럼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는 혁신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맞춤형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후배 청년 창업가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남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유행하는 분야보다, 아무도 하지 않는 기술을 오랜 시간 깊이 있게 연구해야 승산이 있다”라며 “혼자 빨리 가기보다는 생태계와 함께 멀리 가는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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