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 제압한 '갓비디아'

글로벌 시총 1위 엔비디아가 사상 최고의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인공지능(AI) 거품론을 일단 잠재웠다. 빅테크들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 월스트리트 유명 투자자들의 대량 매도 등 악재에 조정을 받았던 아시아 증시는 엔비디아의 실적 덕에 20일 일제히 '안도 랠리'를 벌였다.

엔비디아는 19일(현지시간) 자체 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570억1000만달러(약 83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컨센서스였던 549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EPS)은 1.3달러로 역시 월가가 예상한 1.25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의 신설 경쟁이 치열한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이 66% 급증했다. 전체 매출의 9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품귀현상이 이어지고 잇는 첨단 AI 칩 '블랙웰'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엔비디아는 향후 실적에 대해서도 시장보다 더 높은 전망치를 내놨다. 엔비디아는 4분기에 시장 예상(620억달러)보다 높은 650억달러의 매출을 자신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랙웰 판매량은 차트에 표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며 "클라우드용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사실상 품절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AI 생태계는 폭발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AI는 모든 산업, 모든 국가에서 동시에 채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5% 이상 급등하며 196달러 선을 넘어섰다. 20일 코스피는 외국인과 개인이 1조4000억원가량을 순매수하며 전날보다 1.92%(75.34포인트) 상승한 4004.85에 장을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지수(2.65%)와 대만 자취엔지수(3.18%) 등 아시아 증시도 간만에 큰 폭으로 동반 상승했다.

한편 매일경제가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5%가 현재 증시 수준을 'AI 버블'로 보기는 힘들다고 답했다. AI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며 실적 증가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 서울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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