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에 5만2500원은 열정페이 강요"…뿔난 청년 변호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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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에 5만2500원은 열정페이 강요"…뿔난 청년 변호사들

“90분에 5만2500원이라는 보수는 열정페이에 불과합니다.”

청년 변호사들로 구성된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가 29일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가 최근 공고한 ‘소액 전자소송 지원 법률상담관 모집’의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서울시는 민사 분야 변호사 6명을 위촉해 2년간 전화 법률상담을 수행하도록 하면서, 상담 보수로 1건당 5만2500원(90분 기준)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상담을 맡은 변호사가 해당 사건 수임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한법협은 “이는 통상적인 법률서비스 시장의 보수 수준에 현저히 미달하는 금액”이라며 “공익을 명분으로 청년 변호사 및 실무 변호사의 전문성을 저가로 동원하는 전형적인 ‘열정페이’ 구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법협은 이번 사업은 변호사를 ‘나홀로 소송 절차 안내 인력’으로 활용하는 프로젝트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의뢰인의 구체적 사실관계를 검토하고 법적 판단을 제공하는 전문적 역할을 단순 안내 업무로 축소하면 변호사 직역의 본질이 왜곡된다”고 말했다.

시민들한테도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게 한법협 측 주장이다. 소송은 절차 선택과 주장 구성, 입증자료 제출, 불변기간 준수 등 복잡한 법적 판단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이번 사업은 상담 형태일 뿐, 정식수임 관계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한법협은 “이 경우 상담 변호사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고, 서울시도 ‘참고용 상담’이란 형식 뒤에 숨을 가능성이 높다”며 “잘못된 소송 진행으로 시민이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이외 다른 지방자치단체 및 국가기관에서도 공익활동을 희망하는 변호사들의 참여를 통해 유사한 무료 또는 소액 법률상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또한 상담수당 역시 마을변호사 기준 등을 참조해 책정한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낮은 보수가 문제라면, 변호사들이 이 모집에 응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채용현 한법협 회장은 “법조시장 포화 등으로 청년 변호사들의 사건 수임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위촉변호사 이력을 위해 저가 보수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정부기관이 이용하고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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