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혈당이 높거나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하루 총 걸음 수보다 ‘언제, 어떻게 걷느냐’가 건강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지현 KMI한국의학연구소 연구위원(내과 전문의)은 “1만 보는 대중이 기억하기 쉬운 목표일 뿐,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의학적 기준은 아니다”며 “평소 3000보 걷던 사람이 5000보로, 5000보 걷던 사람이 7000보로 늘리는 변화 자체가 건강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꼭 하루 1만 보를 걸어야 할까최근 연구를 보면 하루 걸음 수가 늘어날수록 사망 위험과 심혈관질환 위험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다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추가적인 건강 이득은 점차 완만해진다.
중장년층에서는 하루 7000~8000보 정도만 걸어도 상당한 건강 이득이 관찰됐다. 60세 이상은 6000~8000보, 60세 미만은 8000~1만 보 수준에서 추가적인 건강 이득이 점차 완만해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안 연구위원은 중장년층의 경우 하루 7000~8000보 정도만 걸어도 상당한 건강 이득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만 보를 채우지 못했다고 운동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현재 활동량보다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는 습관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빠르게 걸을까, 오래 걸을까걷기는 얼마나 걷느냐뿐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걷느냐도 중요하다.
같은 시간이라면 약간 숨이 차지만 대화는 가능한 정도의 빠른 걷기가 혈당 관리와 심폐지구력 향상, 체중 조절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에서도 전체 걸음 수뿐 아니라 빠르게 걷는 시간 등 보행 강도가 건강 결과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일반적으로 빠른 걷기는 분당 100보 안팎이 기준으로 제시된다.
다만 무릎관절염이나 척추질환, 심폐질환이 있거나 오랫동안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무리하게 속도를 높이기보다 천천히 자주 걷는 것이 안전하다.
안 연구위원은 “강한 운동을 가끔 하는 것보다 무리하지 않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건강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혈당 관리에는 ‘식후 10분’이 도움
걷기는 혈당과 혈압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유산소운동이다.
근육이 움직이면 혈액 속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서 인슐린 민감성이 높아지고,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이른바 ‘혈당 스파이크’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규칙적인 걷기는 혈관 기능을 개선해 혈압을 낮추고, 식사 조절을 병행하면 체중과 내장지방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당뇨병 전단계나 대사증후군이 있다면 하루 총 걸음 수보다 식후 걷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안 연구위원은 “식사 후 30분 이내에 10~15분 정도 걷는 것만으로도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아침·점심·저녁 식사 후 각각 10분씩 걷는 방법은 바쁜 직장인도 비교적 쉽게 실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대신 계단 한두 층을 이용하거나 통화할 때는 앉아 있기보다 서서 걷는 등 일상에서 움직임을 늘리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 노화설계 | 건강하게 걷는 습관
· 하루 1만 보보다 현재보다 조금 더 걷기
· 식후 30분 이내 10~15분 걷기 실천하기
· 숨이 약간 차지만 대화는 가능한 속도로 걷기
·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한두 층 이용하기
· 통화할 때는 앉지 말고 서서 걷기
· 무릎이 아프다면 짧게 여러 번 나눠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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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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