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성과급에도 "돈 더 달라"…삼성전자 '임금 전쟁' 2차전 [김대영의 노무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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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조가 '영업이익 N%'를 성과급으로 얻고도 "임금을 더 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적 분쟁이 본격 점화됐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앞서 "통상임금을 다시 계산해 연장근로수당 등을 더 달라"면서 회사 상대로 소송을 냈다. 쟁점은 고정시간외수당(고정OT)다. 이름은 시간외수당이지만 사실상 매월 정해진 임금인지, 말 그대로 '연장근로의 대가'인지가 최대 쟁점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민사17부는 오는 8일 오전 전삼노 조합원 447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전삼노는 지난해부터 통상임금 소송을 준비해 왔다. 고정OT, 자기계발비뿐 아니라 개인연금 회사 지원금, 귀성여비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취지다. 전삼노가 배포한 소송 모집 안내문을 보면 고정시간외수당 16.5시간분, 귀성여비, 개인연금 회사 지원분이 청구 대상으로 명시됐다.

통상임금은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과 연차수당을 산정하는 기준이다. 특정 수당이 통상임금에 들어가면 과거에 지급된 각종 법정수당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 전삼노는 임금명세서에 붙은 이름과 관계없이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된 금품이라면 소정근로의 대가로 보고 통상임금에 포함한 다음 각종 수당을 다시 계산해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소송은 갑자기 튀어나온 사건은 아니다. 5년 전인 2021년 삼성SDI 대법원 판결이 불씨를 남겼다. 당시 대법원은 삼성SDI 월급제 사무직 근로자에게 지급된 고정OT는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봤다. 실제 연장근로를 해도 별도 수당 없이 고정OT만 받는 구조였다. 반면 생산직 고정OT는 사실상 통상임금으로 인정됐다. 고정OT라는 이름만으로 결론이 갈리는 것이 아니라 그 돈이 소정근로의 대가인지, 연장근로의 대가인지를 핵심으로 봤다.

그러자 이후 삼성 계열사로 불씨가 옮겨붙었다. 삼성디스플레이 사건에선 법원이 고정OT를 통상임금으로 봤다. 수원지법은 삼성디스플레이 전·현직 근로자 3850명이 낸 임금 소송에서 회사가 기준급의 20% 상당액을 고정OT 또는 자기계발비 명목으로 일괄 지급해 왔다는 점을 들어 미지급 법정수당 약 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같은 삼성 계열사라도 삼성SDI와 다른 결론이 나온 것이다.

정반대 판결도 있다. 삼성화재 사건에선 1심에 이어 2심도 고정OT를 통상임금에서 제외했다. 서울고법은 지난해 7월 고정OT와 교통비는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식대보조비, 개인연금 회사지원금, 손해사정사 실무수당, 설·추석 귀성여비 등은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고정OT는 부정하면서도 다른 복리후생성 수당 일부는 통상임금에 넣은 셈이다.

LG생활건강 사건에선 서울중앙지법이 실제 연장근로 여부와 관계없이 매달 정액으로 지급된 고정OT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법조계에선 삼성전자 사건도 임금체계의 실질을 따지는 싸움이 될 것으로 본다. 고정OT가 실제 연장근로수당인지, 아니면 명칭만 시간외수당일 뿐 매달 지급된 임금인지 여부가 관건이다. 휴가나 휴직·중도입사·퇴직 때 어떻게 계산됐는지, 실제 연장근로수당이 별도로 지급됐는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한 대형 로펌 노동팀 변호사는 "연장근로수당은 통상임금을 기초로 해서 계산한다. 고정OT는 연장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금원"이라며 "고정OT라는 일종의 연장근로수당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면 총 연장근로수당이 오르게 되고 이렇게 오른 연장근로수당은 또 통상임금에 포함돼 또다시 연장근로수당을 올려야 하는 순환논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공짜노동을 없애자고 해서 포괄임금제는 앞으로 무효화하겠다는 것이 현 정부의 방침이자 입법 방향"이라며 "대안은 연장근로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려운 형태의 사람들에겐 고정OT 제도를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고 이 제도로 전환시키는 것인데 고정OT를 통상임금으로 보게 되면 고정OT 제도를 운영하는 모든 사업장에선 통상임금 부담이 가중되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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