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피 시대에 대비하는 자세…좋은 주식 자동선별한 ‘이것’ 담아라[주톡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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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인터뷰
30년 애널리스트 노하우 담은 투자 조언
“개별종목은 좋다 말할 자신 없어…패시브 투자가 기본”

  • 등록 2025-12-04 오후 5:55:53

    수정 2025-12-04 오후 5:55:53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야구 선수가 10번 타석에 서서 3번만 쳐도 위대한 선수가 되듯, 투자도 실수가 내재된 행위입니다. 투자라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좋은 행위이지만, 흥망은 당연합니다. ”

1997년부터 28년간 애널리스트로 활동해온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코스피 5000 달성 가능성에 대해 “언젠가는 간다”며 “다만 속도가 문제”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30년 가까이 시장을 분석한 베테랑 애널리스트로,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는 단기 전망에 흔들리지 않고 역사와 데이터를 토대로 시장의 본질적 흐름을 짚어왔다. 최근 발간한 그의 첫 단독 저서인 자신의 ‘5000포인트 시대를 위한 투자 대전환’에서 그는 투자의 기쁨과 슬픔에 대해 논한다. 주식 투자 과정에서 우리가 감내해야 할 것들과 파고를 이겨낸 결실에 대한 그의 투자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급등장 투자 전략에 대해 그는 “주가지수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경향이 있다”며 “2000년대 들어 한국 경제에 대한 걱정이 많았지만 코스피가 2년 연속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미국 S&P500지수 역시 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간 2년 이상 연속으로 하락한 경우가 단 두 번뿐이었다는 점을 들어 주가지수의 장기 상승 경향을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코스피가 처음 1000을 넘긴 게 1989년이고, 2000을 넘긴 건 2007년으로 18년이 걸렸다”며 “연율로 따지면 3.8% 정도인데, 5000은 물론 6000, 7000도 왜 못 가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최근처럼 급등하는 속도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센터장은 개별 종목보다 주가지수 투자를 주로 권고했다. 그는 “주가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은 당대의 멀쩡한 종목들로만 구성된다”며 “1982년 미국 다우지수를 구성하던 30개 종목 중 현재까지 남아있는 건 6개뿐”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30개 종목을 직접 보유했을 때와 지수에 투자했을 때의 성과 차이는 극명했다. 김 센터장은 “주가지수는 나쁜 것을 계속 빼주는 승자의 기록”이라며 “인텔을 빼고 엔비디아를 넣는 식으로 상장폐지 제도를 통해 끊임없이 나쁜 종목을 배제한다”고 말했다.

올해 코스피가 60% 넘게 급등했지만 하락한 종목이 1000개가 넘는다는 점도 지수 투자의 장점을 보여준다. 그는 “개별 주식 투자는 누구에게나 좋다고 말할 자신이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의 버블 우려에 대해 김 센터장은 ‘조건부’로 낙관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대비나 통화량(M2) 대비 시가총액이 높아진 건 맞지만, 글로벌 전체적으로 보면 유동성이 늘어난 것에 비해 주식이 엄청나게 비싼 건 아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으로 “경제 전체적으로 구조조정이 안 되고 있다”며 “2024년 기준 상장 제조업체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커버 못하는 기업이 42%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돈이 많이 풀렸지만 인플레이션이 안 생기는 이유가 글로벌 경제 전체적으로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자산 내에서는 퀄리티에 따른 차별화가 극명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관련주의 버블 논란에 대해서는 “버블은 어느 정도 필요악”이라는 시각을 제시했다. 김 센터장은 “닷컴 버블 당시 인터넷 포털의 핵심이었던 야후, 라이코스는 사라지고 구글과 네이버가 헤게모니를 장악했다”며 “산업에 대한 열광으로 돈이 왕창 들어가고 거기서 승자가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좋은 기업이라고 괜찮은 건 아니다”며 “마이크로소프트도 IT 버블 붕괴 때 63% 조정받고 10년 넘게 횡보했다”고 경고했다.

이에 김 센터장은 “워렌 버핏을 부자로 만들어준 종목은 14개뿐”이라며 “10년에 한 번 좋은 종목을 고르는 신중함이 필요한데, 우리는 두세 달 보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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