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 아이들과 ‘이색 박물관’ 나들이 어때요?

2 days ago 7

와인-커피 전시 안성 조리박물관
논밭 볼 수 있는 국립농업박물관
평택엔 천안함-연평해전 기념관도

‘고리타분한 박물관은 가라.’

박물관 하면 흔히 ‘식상함’ ‘지루함’이 떠오른다. ‘이런 박물관도 있었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새로운 주제의, 재미와 흥미를 더하는 박물관은 없을까. 5월 연휴 동안 아이들과 놀이공원을 찾는 것도 이제 재미없다. 아직 마땅히 갈 만한 곳을 찾지 못했다면 경기관광공사가 추천하는 흥미 가득한 박물관으로 떠나 보자. 수도권 어디서든 차로 1, 2시간이면 갈 수 있다.

● 요리명인들의 레시피 궁금하다면

안성 한국조리박물관은 국내 하나뿐인 조리 전문 박물관이다. 세계적으로도 흔하지 않아 색다른 재미가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우리나라 조리 명인의 사진과 명패가 벽면에 가득하다. 손때 묻은 조리 기구와 직접 작성한 레시피 노트에서 명인의 열정과 숨결을 느낄 수 있다. 2층 전시실의 주제는 ‘와인’과 ‘커피’다.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와인과 우리나라 초창기 커피 도구를 모았다. 특별전시실에서는 청와대에서 사용하던 대통령의 식기도 볼 수 있다. 대통령이 좋아했던 식단과 식습관도 흥미롭다. 부속 요리학교로 ‘에꼴드 모카’가 있어, 사전 예약을 하면 여러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 2010년 천안함 실제 구조 재현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 사령부 천안함기념관 야외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뒤 인양된 천안함을 살펴보고 있다. 경기관광공사 제공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 사령부 천안함기념관 야외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뒤 인양된 천안함을 살펴보고 있다. 경기관광공사 제공
평택 천안함기념관엔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을 받았던 천안함이 전시돼 있다. 당시 104명이 승선했는데 46명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기념관 안에는 천안함의 실제 구조가 그대로 재현됐고, 승조원의 평온한 일상도 묘사됐다. 모니터에서는 당시 혼란스러운 상황이 끊임없이 재생되고 있다. 전사한 46명의 군번줄, 인양된 북한의 어뢰 조각도 볼 수 있다. 야외 전시장에는 반으로 쪼개진 채 인양된 천안함 뒷부분이 당시의 처참했던 상황을 짐작하게 한다. 폭발로 인한 균열이 생생히 드러나 있다. 서해수호관에는 제1·2 연평해전(1999·2002년) 등 북한 도발에 맞섰던 기록이 전시됐다. 당시 사용한 실제 장비, 장병의 유품과 가족의 편지도 있다. 두 곳 모두 군부대 안에 있어 홈페이지에서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회암사의 아름다운 유물 감상

회암사는 고려 말부터 조선 전기까지 최대 규모의 왕실 사찰이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고려 때 서역의 사신이 방문해 ‘절이 무릇 262칸인데, 건물과 불상·불화가 굉장하고 아름다워 동방에서 으뜸으로 중국에서도 많이 볼 수 없는 정도’라는 찬사가 남아 있다.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의 전시실에는 1967∼2012년 10차에 걸쳐 출토된 화엄사 관련 유물이 전시됐다. 태조 이성계가 제작을 후원했다는 명문이 새겨진 청동 금탁, 왕실에서만 사용했던 최상급 자기가 대표적이다. 가로 14m로 16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 터, 지름 1.73m 대형 맷돌, 5.89m 높이의 부처님 진신사리 사리탑 등도 꼭 둘러봐야 한다.

● 농산물 역사와 미래 농업 체험

수원 국립농업박물관은 차근차근 돌아보려면 꼬박 하루가 걸린다.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보이는 곳이 식물원이다. 이색 열대 식물도 많지만, 친환경적 순환 농법을 보여주는 ‘아쿠아 포닉스’가 눈길을 끈다. 전시관에서는 땅과 물, 종자, 재배, 수확, 그리고 재배한 농산물을 저장하고 가공했던 역사, 미래 농업을 체험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 사전에 예약하면 어린이 박물관도 입장할 수 있다. 야외 공간도 놓쳐서는 안 된다. 다랑이 논밭에서는 다양한 농작물의 성장 과정을 볼 수 있다. ‘농가월령 산책로’는 시골 논밭 사이를 걷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꼬마농부 미오네 집으로 놀러 와!’(5월 3∼5일), 손 모내기 행사도 열린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