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출 878억달러 ‘역대 최대’…“세계 5위 수출국 가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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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덕에 3개월 연속 800억대
올해 수출 9000억달러 넘길 가능성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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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힘입어 한국 수출이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5월 수출은 3개월 연속 8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세계 8위 수출국(7093억 달러)이었던 한국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 9000억 달러를 넘어 세계 수출 5강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 수출입 실적 추이. 산업통상부 제공

한국 수출입 실적 추이. 산업통상부 제공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2026년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3.2% 증가한 877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기존 월간 최고치(올해 3월, 872억 달러)를 두 달 만에 넘어선 것이다. 3월과 4월(859억 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 8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수출 호조세를 이어갔다.

한국 반도체 수출액 및 증감률 추이. 산업통상부 제공

한국 반도체 수출액 및 증감률 추이. 산업통상부 제공

수출 증가는 반도체가 이끌었다. 5월 반도체 수출은 371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9.4% 급증하며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인공지능(AI) 관련 품목도 호조를 보였다. 컴퓨터 수출(41억8000만 달러)은 AI 서버용 SSD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90.7% 늘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12.6%, 디스플레이 수출은 9.4% 증가하는 등 정보기술(IT) 전반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58억3000만 달러로 5.9% 감소했다. 조업일수 감소와 부품 공급 차질, 중동 전쟁에 따른 물류 불안, 미국 관세 대응을 위한 현지 생산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석유제품은 유가 상승 영향으로 수출액은 46.6% 늘었지만 수출 물량은 23.8% 줄었다.

정부 안팎에서는 올해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900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변수가 있어 조심스럽지만 올해 수출이 9000억 달러를 넘을 수 있다”며 “수출 5강 달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 역시 올해 한국 수출이 지난해보다 30.3% 증가한 924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한국은 7093억 달러를 수출하며 세계 8위 수출국에 올랐다. 올해 수출이 9000억 달러를 넘기면 홍콩, 일본, 이탈리아 등을 제치고 세계 5위권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경우 수출 1조 달러 달성도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한국 수출이 1조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세계 4위 수출국인 네덜란드(9641억 달러)를 넘볼 수 있는 전망치다.다만 수출 증가세가 반도체와 일부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체의 42.3%에 달했다.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당시 비중(20%대 중후반)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높아진 수준이다. 수출 증가의 과실도 소수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기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상위 5대 기업이 전체 수출의 43.5%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8.7%)보다 14.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정부는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바이오헬스·전력기기와 같은 신산업과 방산·원전 등 전략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무역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75조 원의 무역보험을 공급하고, 수출기업 애로 해소를 위한 통합 상담창구인 ‘무역장벽 119’를 운영한다. 또 ‘K-수출스타 500’ 사업으로 향후 5년간 매년 100개의 유망 중소·중견기업을 발굴해 수출 1000만 달러 이상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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