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승→패패패패' 권영민 감독의 한숨 "할 말이 없다, 한국전력의 배구 못했다" [인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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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이 21일 대한항공전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전체적으로 할 말이 없다."

5연승을 달리던 수원 한국전력의 추락. 권영민(44) 한국전력 감독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권 감독이 이끄는 한국전력은 2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대한항공과 2024~2024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21-25, 13-25, 22-25) 완패를 당했다.

거침없는 5연승으로 기세를 높이던 한국전력은 이후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의 부상 공백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다. 이날 경기까지 4연패에 빠졌고 이전 2경기 승리도 풀세트 끝에 거둔 것으로 지난 6경기에서 챙긴 승점은 단 4에 불과했다.

5승 4패에도 승점은 11에 그치고 있다. 4위 서울 우리카드(4승 4패)는 물론이고 3승(5패)의 5위 대전 삼성화재와도 승점이 같아 순식간에 내려앉을 수 있는 위기를 맞았다.

대한항공도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등록명 엘리안)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지난 시즌 막판부터 함께 하며 우승을 합작한 막심 지가로프(등록명 막심)를 데려오며 공백을 최소화했는데 이 차이가 결국 최근 행보를 좌우하고 있다.

한국전력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벤치로 향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외국인 선수들의 풀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타 리그들도 이미 개막을 한 터라 새로 데려올 외국인 선수를 찾는 게 쉽지 않은 형편이다. 경기 전 권영민 감독은 "구하고 있는데 (타 리그) 구단들에서 안 보내주고 있다. 초청 선수 빼고도 영상을 보고 있는데 영상만 보다보니까 답답한 면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인이 오기 전까진 최대한 버텨야 한다. 선수들도 알고 있고 저를 믿고 하고 있다"며 "다행인 건 초반이라는 점이다. 우리 뿐 아니라 다른 팀들도 한 번씩은 위기가 온다고 생각한다. 이걸 잘 넘기면 괜찮을 것"이라고 위안을 삼았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없이 버티는 건 쉽지 않았다. 공격적인 서브를 바탕으로 한 운영에 고전했고 막심(15점)과 정한용(12점), 정지석(11점) 삼각편대를 봉쇄하지 못했다. 구교혁(10점)이 유일한 두 자릿수 득점자였다. 권영민 감독이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는 경기력이었다.

연승 기간 맹활약하던 아시아쿼터 세터 나카노 야마토(등록명 야마토)가 흔들린다는 것도 걱정이다. 경기 전 권 감독은 "야마토도 외국인 선수가 없으니 흔들리는 것 같아 편하게 하라고 했다. 세터가 생각이 많으면 문제가 된다. 오늘은 잘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고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도 서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서브가 잘 들어가야만 최근 잘하고 있는 상대 세터 야마토의 공격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날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세트 성공률은 39.13%(18/46)로 대한항공(54.55%)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경기 후 권영민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빠지고 나서부터 야마토가 흔들리는 게 보인다. 제 컨디션을 찾아야 상대와 경기가 되는데 그게 잘 안됐다"고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총체적 난국이다. 단순히 외국인 선수 한 명이 빠진 것 이상의 충격파가 이어지고 있다. 권 감독은 "외국인이 온다고 하더라도 우리 걸 어느 정도 잘 해야 한다. 없는 동안엔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다하자고 얘기했는데 사인 미스도, 범실도 많이 나왔다. 한국전력의 배구를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아쿼터 세터 야마토(왼쪽).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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