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5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아들 찰리와 함께 나선 가족 골프 대회 PNC 챔피언십(총상금 108만 5000달러)에서 아쉽게 준우승을 기록했다. 베른하르트-제이슨 랑거(독일) 부자에게 연장전에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왼쪽부터 타이거 우즈와 찰리(사진=AFPBBNews) |
우즈와 찰리 부자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칼턴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의 이벤트 대회 PNC 챔피언십 최종 2라운드에서 홀인원과 버디 13개를 쓸어담아 15언더파 57타를 합작했다.
최종 합계 28언더파 116타를 기록한 우즈 부자는 랑거 부자와 공동 선두를 이뤄 연장전에 진출했고, 연장전에서 이글을 잡은 랑거 부자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PNC 챔피언십은 메이저 대회 역대 메이저 대회 우승자 20명이 각자 가족과 한 팀을 이뤄 이틀간 36홀 스크램블 방식(한 팀 두 명이 각자 티샷한 뒤 더 좋은 위치에 놓은 공 하나를 골라 그 자리에서 두 명 모두 다음 샷을 하는 방식)으로 경기한다.
우즈와 찰리가 함께 이 대회에 나선 건 이번이 5번째다. 2020년부터 매년 출전해왔고, 최고 성적은 2021년 준우승이었다. 최종 라운드에서 우즈의 상징인 빨간색 상의를 입고 우승 의지를 드러낸 우즈 부자는 첫 우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연장전에서 패배했고 2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
18번홀(파5)에서 이뤄진 연장 첫 홀에선 어느새 아버지 우즈만큼 키가 자란 찰리가 드라이버 티샷을 캐리(페어웨이에 처음 떨어진 지점)로만 292야드를 보내며 장타를 휘둘렀다.
앞서 친 우즈의 드라이버 티샷이 벙커에 빠졌기 때문에 우즈 부자는 두 번째 샷을 할 지점으로 페어웨이에 깨끗하게 안착한 찰리의 공을 골랐다.
204야드를 남기고 찰리는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해 그린에 살짝 미치지 못하는 그린 입구에 공을 떨어뜨렸다. 갤러리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어 우즈의 두 번째 샷은 그린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났다.
랑거의 아들 제이슨이 180야드 거리에서 두 번째 샷을 핀 왼쪽에 보내 완벽한 이글 기회를 만들었다.
우즈가 공을 보낸 지점에서 이글 퍼트에 도전한 우즈 부자는 아쉽게 2명 모두 이글에 실패했다. 먼저 시도한 찰리의 퍼트는 홀을 맞고 살짝 지나갔다. 찰리가 무릎을 꿇고 아쉬워할 정도로 아까운 퍼트였다. 우즈의 퍼트는 홀 왼쪽으로 빗나갔다.
반면 랑거는 앞서 아들 제이슨이 이글 퍼트를 넣지 못했지만, 제이슨의 라인을 본 뒤 침착하게 이글에 성공해 우승을 확정했다. 랑거 부자의 이 대회 6번째 우승이다. 랑거는 두 팔을 번쩍 들며 들고 있던 퍼터를 놓칠 정도로 기뻐했다. 우즈도 활짝 웃으며 랑거의 우승을 축하했다.
비록 이벤트 대회이긴 하지만 2019년 10월 조조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통산 82승째를 거둔 뒤 약 5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 우즈로서는 아쉬운 결과가 됐다. 우즈는 2021년 교통사고로 심각한 다리 부상을 입은 이후 지난 4시즌 동안 PGA 투어 대회에 단 13번 출전하는 데 그쳤다. 올해도 7월 디오픈 챔피언십을 끝으로 대회에 나서지 않았고, 9월에는 허리 수술까지 받았다. 이번 대회는 허리 수술 후 5개월 만에 참가한 공식 대회였다. 15세 아들 찰리와 함께 경기하고 17세 딸 샘이 2년 연속 캐디를 맡아 온 가족이 총출동했다.
앞서 정규 라운드에서 찰리는 ‘홀인원’까지 기록해 화제였다. 찰리는 4번홀(파3)에서 찰리의 티샷이 부드럽게 그린에 떨어진 뒤 홀에 굴러 들어가면서 홀인원이 됐다. 갤러리들이 함성을 지르자 홀인원이 됐다는 사실을 안 찰리는 “들어갔냐?”고 되물었고, 우즈와 포옹을 나누며 기뻐했다. 찰리의 첫 홀인원이다.
찰리는 즉시 진행된 인터뷰에서 “굉장했다. 안 들어갔다고 생각했다. 그린에 올라가서 직접 보기 전까지는 믿기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찰리 우즈(사진=AFPBB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