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사이 전국에 거센 태풍급 비바람이 몰아친 가운데 일부 산지에는 5cm 이상 눈이 내렸다. 서울에도 한때 우박이 내리고 순간풍속 시간당 77km 강풍이 관측되는 등 사나운 날씨가 이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13일 강원 산지 등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강원 화천 광덕산에 쌓인 눈은 12.5cm, 전북 무주 설천봉 7.5cm, 강원 홍천 구룡령 7.2cm였다. 반면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는 많은 비가 관측됐다. 강수량은 부산 기장 36.5mm, 울산 온산 27.5mm, 경남 고성 25mm 였다. 서울의 강수량은 5mm 수준이었다.
수도권과 충청,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는 강풍특보가 발효됐다. 서울을 비롯한 내륙 지역은 13일 오후 강풍특보가 대부분 해제됐지만 제주도 울릉도·독도 등 도서 지역은 14일까지 특보가 이어진다. 기상청은 “14일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바람이 순간풍속 시속 55km 이상으로 강하게 부는 곳이 있을 전망”이고 밝혔다.
강풍으로 인해 주말 사이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12일 오후 9시 11분 제주시 노형동에선 공사장 펜스가 강풍에 날려 소방당국이 수습에 나섰다. 제주국제공항은 12일 무더기 결항 이후 13일부터 정상화됐다.전남에서는 12일 오후 9시 45분경 전남 구례군 토지면 외곡리 국도 19호선 도로에 가로 세로 각각 80㎝ 크기 바위가 굴러 떨어지며 이를 피하려던 70대 운전자가 경상을 입었다. 13일 오전 11시경 경기도 의정부에선 강풍 때문에 부러진 나뭇가지가 전선으로 떨어지며 4828세대에 정전이 발생했다.
4월 중순에 이처럼 요란한 날씨가 찾아온 이유는 북쪽에서 차가운 절리저기압이 떨어져 나오며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대기 상층 5km 기준 영하 30도 이하의 매우 찬 공기가 유입되며 대기가 크게 불안정해졌고 이 때문에 중부와 경북권을 중심으로는 우박과 낙뢰도 있었다. 이창재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13일 영향을 미친 저기압은 아주 차갑고 밀도가 큰 형태로 낮은 고도까지 하강하며 대기를 몹시 불안정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는 14일 다시 시작돼 15일 새벽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경기동부와 강원내륙·산지, 전남, 경상권에 5~20mm가 예보됐고 서울과 인천, 강원동해안, 충남, 전북, 제주에 5~10mm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온이 평년보다 3~8도가량 뚝 떨어지며 당분간 쌀쌀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아침 최저기온은 1~9도, 낮 최고기온은 9~16도에 그친다. 기온은 16일부터 서서히 올라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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