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이 4여년 만에 종지부를 찍으며 세계 10위권 ‘메가캐리어’ 탄생을 앞두고 정부가 우리 항공 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와 주기장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내외 항공 산업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우리 항공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새로운 국가의 운수권을 확대하고 인천공항 노선을 다변화하면서도 메가캐리어의 등장으로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는 지방공항과 저비용항공사(LCC) 육성에도 보다 힘쓰겠단 계획이다.
◇인천공항 노선·환승객 늘리고 신흥시장 운항 확대
11일 정부는 관계부처 장관 회의를 열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63.9%를 확보한 이날 ‘항공운송 산업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국제선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인도·방글라데시 등 서남아 지역의 운수권을 확대해 신규 네트워크를 조성할 방침이다. 또 운수권은 충분하나 운항이 부족한 아프리카·중남미 등은 부정기편 운항 통한 항공사 시장탐색 및 취항 유도한다.
운수권의 제약이 없는 항공자유화 지역을 증대해 수요에 따라 자유롭게 증편 가능한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다만 중국은 수요변화 추이를 보며 중장기적으로 단계적 자유화를 추진키로 했다.
동시에 인천공항의 경쟁력도 강화해 나간다.
몰디브, 코펜하겐 등 인천공항에서 현재 미운항하는 노선을 신설해 동아시아 경쟁공항 대비 촘촘한 네트워크 구축하겠단 계획이다. 환승객 유치를 늘리기 위해 기존 ‘동남아-한국-미주’ 간 동남 환승축을 공고히 하면서, ‘대양주-한국-중앙아’ 등 남북 신규 환승 모델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인천공항 인프라도 확충하기 위해 인천공항 4단계 개발 후속으로 슬롯을 확대하고, 네트워크 연결성을 고려해 항공사 터미널 재배치도 추진한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결정된 지 4여년만에 기업결합을 완결했다. 이번 기업결합은 항공산업은 물론 대한민국 경제에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라며 “정부는 통합된 항공 네트워크를 효율화하고 서남아 등 신흥시장 운항을 확대하는 등 이동 편의와 기업 활동 지원을 확대해 동북아 허브로서의 지위도 확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표했다.
◇지방공항, LCC 육성…항공화물 국제선도 확대
정부는 이번 메가캐리어 등장으로 소외받을 수 있는 지방공항과 LCC 육성을 위한 제고방안도 함께 발표했다.
우선 이미 확보된 지방공항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용 운수권의 항공사 취항·증편을 지원하고 항공사 보조금 지원 등을 통해 신규취항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지역별 수요를 고려해 유럽·서남아 등 중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지방공항 전용 운수권을 확대키로 했다.
이와 함께 계획된 신공항 건설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지역 공항의 운수권 및 슬롯 배분 시 우선권을 부여하는 등 거점 항공사 육성을 위한 지원방안도 지속 논의하기로 했다.
LCC 육성에도 힘쓸 예정이다. 현재 FSC 위주인 서남아·유럽 등의 운수권 증대분은 LCC 중심으로 배분해 중장거리 취항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국내외 경쟁당국의 시정조치로 대체항공사 진입이 필요한 중국, 일본, 동남아 등 노선에 국적 LCC 운항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업해 독과점 우려노선의 시정조치 이행감독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이 밖에 항공소비자 보호 전담팀 신설, 항공사 서비스평가를 개선 해 항공서비스 품질관리 강화를 도울 계획이다.
우리 기업 지원을 위해 항공화물 국제선도 확대키로 했다.
이를 위해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과정에서 국가 물류망 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하게 인허가를 하기로 했다. 또 우리 기업의 생산공장이 위치한 인도에 화물 운수권을 신설하고, 전자상거래 수요가 증가한 중국 화물 운수권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지역 신공항 운영에 대비해 내년 하반기 중으로 개항 전 항공·해운 연계 복합운송 사업 모델 등 구상·마련키로 했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항공안전 강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기업결합에 따른 급격한 운항환경 변동 시 신규 운항증명(AOC) 발급 수준의 면밀한 안전체계 검사를 추진하고,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관련 빅데이터 플랫폼을 내년 상반기 중 구축할 방침이다.
박 장관은 “가덕도신공항,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등 신공항 사업과 함께 거점 항공사 육성과 중장거리 국제선 확대로 전국 어디서나 편리한 항공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특히 독과점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LCC의 취항 노선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운임과 마일리지로 인한 불이익이 없도록 건전한 경쟁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