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리야드서 미러 협상단 첫 조우
협상 앞두고 美, 러에 영토 양보 압박
2022년 병합 도네츠크 등 4곳 타깃
화들짝 놀란 러, “취소불가능한 영토”
트럼프 최측근 구성 美 협상단과 달리
러 협상단은 푸틴의 실세들 제외 평가
“우크라이나는 어떤 동맹이나 블록의 일부가 될 수 없다. 비무장화한 중립국이어야 한다.”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과 러시아 협상단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첫 공식 회동을 예고한 가운데 러시아가 주유엔 대사를 통해 이 같은 협상의 기준점을 제시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17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에서 2022년 러시아가 주민투표를 통해 자국 영토로 합병 완료한 도네츠크,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지역을 ‘취소 불가능한’ 우크라이나의 상실 지역으로 규정하며 이 같은 협상의 전제 조건을 언급했다.
러시아가 ‘새 영토’로 부르는 이들 4개 지역은 2022년 2월 특별 군사작전을 감행하며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로, 그 해 하반기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 영토로 편입시킨 것이다. 물론 우크라이나와 서방 세계는 불법·조작 투표를 주장하며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네벤자 러시아 대사가 이번 안보리 석상에서 3년 전 집어삼킨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철벽 수호 의지를 내비친 것은 지난 15일 키스 켈로그 백악관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가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한 발언 때문이다.
그는 향후 종전 협상 전망과 관련해 러시아가 영토를 양보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특히 러시아가 북한·이란·중국과 밀월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러시아산 에너지의 불법 유통망인 일명 ‘그림자 함대’에 대한 제재 강화 등 러시아 경제의 근간(backbone)을 끊어놓을 것이라는 거친 발언까지 내놓았다.
켈로그 특사는 해당 발언은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 간 협상 테이블에서 유럽은 낄 자리가 없다는 메시지에 묻혀 크게 조명받지 못했다.
한편 미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17일 주요 외신 보도를 토대로 내놓은 정세 분석 보고서에서 18일 리야드 회담에 참여하는 러시아 협상단에 푸틴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는 핵심 인사가 없다고 평가했다.
미국 협상단은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특사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최측근들로 구성됐다는 평가다.
러시아 협상단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보좌관,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회장, 세르게이 나리슈킨 러시아 해외정보국(SVR) 국장 등이 함께 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나리슈킨 국장은 최종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ISW는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경우 2004년부터 러시아 외무장관으로 재직해 왔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된 크렘린궁의 이전 주요 결정에서는 제외된 인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