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대 이삼평 도자기 전시회 9일 개막
조선 도공의 역사와 재외동포 정체성 조명
일본 도쿄의 코리아타운으로 알려진 신오쿠보에서 일본 도자기 역사의 출발점이 된 조선인 도공 이삼평의 정신과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특별 전시가 열린다.
6일 사단법인 ‘사랑의나눔’과 제이피뉴스는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도쿄 신주쿠구 신오쿠보 ‘사랑의나눔’ 2층 전시장에서 ‘제14대 이삼평 도자기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개막식은 9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도예 작품 전시를 넘어, 임진왜란이라는 비극적 역사 속에서 일본으로 강제 이주된 조선인 도공 이삼평의 삶과 그가 남긴 문화적 유산을 재조명하는 데 의미가 있다.
초대 이삼평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 도공이다. 그는 사가현 아리타 지역에서 백자의 원료가 되는 백토를 발견하고, 조선의 선진 도자기 기술을 바탕으로 일본 최초의 백자를 만들어냈다. 이를 계기로 일본 도예는 생활용 도기 중심의 제작 단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자기(磁器) 문화의 시대를 열게 됐다.
오늘날 일본에서는 이삼평을 ‘도조(陶祖·도자기의 시조)’로 추앙한다. 아리타에는 그를 기리는 도잔신사가 세워져 있으며, 지역사회는 매년 제례를 통해 그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그의 일대기는 만화와 동화책으로 제작돼 지역 초등학교 교육자료로 활용될 정도로 높은 존경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가 주목받는 이유는 일본 도자기 문화의 뿌리가 사실상 조선인 도공에게서 시작됐다는 역사적 사실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기 때문이다. 일본 도자기의 발전사는 단순히 일본만의 문화사가 아니라, 전쟁과 이주, 그리고 조선 장인들의 기술 전승이 만들어낸 한일 문화교류의 역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전시장에는 초대 이삼평의 14대 후손이자 현역 도예가의 작품이 선보인다. 그는 선조로부터 이어온 전통 가마 방식을 고수하며 작업하고 있지만, 현재는 자신의 가마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타인의 가마를 임대해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 장작가마는 3박 4일 동안 밤낮없이 불을 지피며 약 1400도의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고된 작업이 요구된다.
주최 측은 이번 전시 수익금 전액과 후원금을 해당 도예가의 창작 환경 개선을 위해 지원할 계획이며, 독립 가마 설치를 위한 후원 모금 운동도 함께 진행한다. 또한 이 과정을 기록한 휴먼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광복절 또는 추석 특집 프로그램으로 한국 방영을 추진하고 있다.
9일 개막식에는 이혁 주일 한국대사, 박영혜 주일한국문화원장, 오영석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도쿄본부 단장 등 한인 사회 주요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에서는 제14대 이삼평 도예가가 ‘내가 걸어온 이삼평의 길, 한일 도자문화의 차이와 나의 가교 역할’을 주제로 특별 강연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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