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무더기 ‘1조 클럽’…증권사 호실적, ‘서학개미’가 이끌었다

5 hours ago 2

5대 상장 증권사 영업익 5조원대…한투·삼성·미래·키움 4곳 ‘1조’
‘수수료 4배’ 해외주식 거래가 국내 부진 상쇄…PF 충당금 부담 완화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2024.1.24/뉴스1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2024.1.24/뉴스1
5대 대형 증권사들이 부진한 국내 증시 환경을 딛고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를 짓눌렀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련 충당금 납부 부담이 완화된 가운데 해외주식 수수료가 증가하며 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V자 실적 반등’을 이룰 전망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2024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5대 상장 증권사(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NH투자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조 6611억 원으로 전년(3조 3730억 원) 대비 67.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5곳 중 4곳이 영업이익 1조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지분 100%를 가진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영업이익 1조 2717억 원으로 가장 높은 실적이 예상된다. 삼성증권(1조 1916억 원), 미래에셋증권(1조 1483억 원), 키움증권(1조 1263억 원)이 그 뒤를 이을 전망이다. NH투자증권도 923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 News1

ⓒ News1
증가율로 따지면 미래에셋증권이 120.4%로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도 영업이익이 99.5% 늘어 두 배 가까운 성장을 이룰 전망이다. 그 뒤로는 삼성증권(60.8%), 한국금융지주(55.0%), NH투자증권(27.2%) 순으로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상장 증권사들의 1조 클럽복귀는 3년 만이다. 지난 2021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역대급 ‘동학개미’ 열풍에 미래에셋·NH·삼성·한국투자·키움증권 등 ‘빅5’ 증권사들이 1조 클럽에 입성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듬해 글로벌 금리 인상과 증시 부진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PF 부실 우려가 겹치며 전부 뒤로 밀려났다. 비상장사인 메리츠증권만 재작년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실적 회복을 이끈 주역은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였다. 지난해 국내 증시 일평균거래대금은 19조 1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2880억 달러에서 5308억 달러로 약 84% 증가하며 국내 증시 부진 영향을 상쇄했다. 통상 해외주식 수수료율은 국내 주식 대비 4배가량 높다.

부동산 PF 충당금과 해외투자 자산 손상 부담이 완화됐다는 점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5개 대형사는 PF 관련 충당금을 3893억 원, 해외부동산 등 투자자산 손상 8317억 원을 반영한 바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도 증권사 실적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대내외 환경이 개선되고, 대형사들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사업도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올해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증가와 부동산 PF를 포함한 국내외 투자 자산 관련 리스크 감소로 업황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국내 증시 등 지난해 부진했던 자산군의 수익률이 개선되면 이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025년 발행어음, 종합투자계좌(IMA) 등 증권사의 수신 기반 확대와 기업금융 및 트레이딩 수익 동반 성장 모멘텀이 존재한다”며 “대체거래소 출범 이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거래량과 수수료 수익, 주식시장 회복 등도 기대되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