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편 중 대상 차지한 희곡 '역행기'무대로…"할머니, 엄마, 나의 이야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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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창작희곡공모 대상작 '역행기' 기자간담회수메르 신화 인안나 모티프로 3대 모녀의 상처와 회복 그려"3톤 무대바닥이 싱크홀처럼"…박동우 무대디자이너 도전9월 3일부터 13일까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 등록 2026-08-24 오후 7:28:01 수정 2026-08-24 오후 7:28:01 가 가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국립극단이 15년 만에 재개한 창작희곡공모엔 300편이 넘는 작품이 몰렸다. 대상을 차지한 작품은 김주희 작가의 ‘역행기’(逆行記)다. ‘역행기’는 수메르 신화에 나오는 여신 인안나의 하강 이야기를 모티프로, 한국 현대사의 상처를 견뎌온 3대 모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왼쪽부터) 신재훈 연출, 김주희 작가, 김희경 영상디자이너, 박동우 무대디자이너. (사진=국립극단)김주희 작가는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연극 ‘역행기’ 기자간담회에서 “인안나는 인류 최초 문자로 기록된 수메르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으로, 하늘과 땅의 여신이면서 저승의 힘까지 얻기 위해 하강한다”며 “그런 과정이 용감하고, 지금의 우리가 그런 여신으로부터 힘을 받고 싶어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원전인 수메르 신화에서 인안나는 이복언니 에레쉬키갈이 다스리는 지하 세계를 방문한다. 인안나는 지하 세계의 법칙에 따라 모든 소유물을 박탈당하고 나체로 죽음을 맞이, 신들의 도움으로 부활해 지상으로 복귀한다. 김 작가의 ‘역행기’에서 ‘인안나’는 자신의 방에 머무르다가 지하로 떨어지며 주머니, 핑크, 에레쉬, 돌맹이 등 다른 존재를 만난다. 이 존재들은 ‘인안나’의 할머니, 어머니, 이복언니 등이며 이들은 지상에서 알지 못한 서로의 이야기를 지하에서 나누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한국 현대사의 그늘에 묻혀 있던 여성들의 삶이 나타난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은 ‘주머니’, 산업화 속 노동 문제를 경험한 ‘에레시’, 성별 분업화로 치열하게 살아온 ‘핑크’ 등 조명받지 못한 여성들의 상처가 드러난다. ‘인안나’가 다시 지상에 올라가기까지 이들은 상처와 회복을 경험하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여운을 남긴다. 김 작가는 “진보적이고 훌륭한 여성 서사 작품이 많겠지만 저는 저에게서 가장 가까운 여성들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할머니와 엄마, 언니, 저의 삶을 생각했다”며 “다양한 시대를 경험한 여성들이 소통을 깊게 하지 못해 쌓인 이야기 등을 천착해 세대별 여성들의 이야기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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