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 어치 방망이, 강백호의 ‘타점 1위’ 비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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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8회말 한화 강백호가 1사 2,3루에서 동점 희생 플라이를 치고 있다. 2026.7.1/뉴스1

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8회말 한화 강백호가 1사 2,3루에서 동점 희생 플라이를 치고 있다. 2026.7.1/뉴스1

올 시즌 한화 강백호(27)는 프로야구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는 타자다.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색과 디자인은 물론이고 무게, 길이마저 다른 방망이를 꺼내 들기 때문이다. 그 종류가 7, 8가지나 된다.

프로야구 타자들은 체력 저하 등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방망이 길이나 무게를 되도록 바꾸지 않으려 한다. 반면 강백호는 아웃 카운트나 주자 상황에 따라서도 방망이를 바꾼다. 팬들은 강백호에게 ‘배트 오마카세(맡긴 차림)’라는 수식어를 붙여주기도 했다.

강백호가 방망이를 골라가며 쓰게 된 건 역설적으로 스윙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강백호는 “상대 투수 유형이나 공의 궤적에 맞서 스윙을 바꿔야 하는데 방망이 무게, 길이를 바꾸면 매번 스윙을 똑같이 하더라도 괜찮지 않을까 해서 시도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미국산 모델을 주문해서 쓰는 강백호는 올해 방망이값으로만 3000만 원을 넘게 썼다.

방망이값 투자 효과는 대성공이다. 2일까지 74경기에 나온 강백호는 타점 1위(81개), 홈런 3위(21개), OPS(출루율+장타율) 4위(0.993) 등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타점은 KT 시절인 2024년 세운 개인 전반기 기록(66타점)을 넘어선 지 오래, 홈런도 1개만 더 치면 같은 해 세운 개인 전반기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여기에 득점권 타율도 0.410(83타수 34안타)으로 현재 리그 2위다.

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한화 강백호가 2회말 솔로 홈런을 치며 환호하고 있다. 2026.7.1/뉴스1

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한화 강백호가 2회말 솔로 홈런을 치며 환호하고 있다. 2026.7.1/뉴스1
팀 동료들도 강백호의 배트 오마카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김태연(29), 노시환(26), 문현빈(22), 허인서(23) 등 한화 선발 타자 가운데 강백호가 주문한 방망이를 가져다 쓰는 선수가 절반을 넘는다. 무게도 길이도 다양하다 보니 저마다 입맛에 맞는 방망이를 골라 사용할 수 있는 것. 지난달 강백호의 방망이로 5경기 연속 홈런을 친 노시환은 “인생 배트를 찾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백호는 “다른 선수들이 그냥 가져다 쓰는 건 괜찮은데 나보다 돈을 많이 받는 시환이에게는 방망이값을 좀 받아야겠다”며 웃었다.

2018년 프로 데뷔 후 줄곧 KT에서 뛰던 강백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한화와 4년 총액 100억 원에 계약했다. 이어 한화 간판타자 노시환도 11년 총액 307억 원에 비FA 계약을 맺었지만 4월까지 타율 0.195에 그쳤다. 여기에 주장 채은성(36)도 왼쪽 어깨 부상으로 5월 5일 이후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렇게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강백호는 5월 이후 OPS 1.128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그 덕에 5월 6일까지 9위였던 팀 순위도 4위까지 올랐다.

노시환은 “백호 형의 전반기 활약은 나무랄 데가 없다. 점수로 치자면 100점”이라고 말했다. 강백호는 이런 활약에 힘입어 2020년 이후 6년 만이자 개인 세 번째로 올스타전 베스트12에도 선정됐다. 강백호는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발전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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