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기업들의 사업보고에는 중요하지만 놓치기 쉬운 정보들이 많습니다. 한눈에 보이는 주요 재무지표나 경영성과 외에도 곳곳에 흥미로운 정보들이 숨어 있죠. 비중은 크지 않지만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운 공시 속 이야기들을 모아, 간단하지만 맛깔나게 볶아봤습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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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시스BBQ그룹 사옥 전경.(사진=제너시스BBQ) |
제너시스, 싱가폴 투자 전문법인 설립…2세 경영 시험무대
제너시스BBQ그룹의 지주회사 제너시스가 전문 투자사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 투자 전문 법인을 세우고 2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출자했는데요.
3일 제너시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5월 싱가포르에 투자 전문 법인 ‘제너시스 월드 파트너스(Genesis World Partners PTE LTD)를 설립했습니다. 해당 법인은 싱가포르 하버프론트 애비뉴 1번지에 위치한 케펠 베이 타워 1408호에 둥지를 마련했습니다.
제너시스는 해당 법인 설립과 함께 200억원 이상을 출자한 상태입니다. 제너시스의 해당 법인에 대한 취득가액은 211억원, 순자산은 223억원에 달합니다. 제너시스는 해당 법인을 통해 향후 사업 영역을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투자활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윤홍근 제너시스 의장의 아들 혜웅씨와 딸 경원씨 등 2세 경영 체제의 시험 무대가 될 가능성도 높아 보이는데요. 사업 영역을 따로 제한하지 않는데다 제너시스의 지분 구조를 고려하면 두 자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제너시스의 지분은 윤 의장의 자녀들이 총 94.52%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세부적으로는 아들 혜웅씨가 62.6%, 딸 경원씨가 31.92%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윤 의장의 지분율은 5.46%에 불과합니다.
앵커PE, 솔리티 유상감자로 투자금 일부 회수
홍콩계 사모펀드(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가 유상감자를 통해 도어락 제조사 솔리티(구 혜강씨큐리티)에 대한 투자금 회수에 나섰습니다.
2일 솔리티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앵커PE는 지난해 7월 솔리티에 대한 유상감자를 단행하고 투자금 일부를 회수했습니다. 유상감자 규모는 150억원(1500주)으로 앵커PE의 투자금 약 1000억원의 15%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앵커PE는 지난 2018년 말 솔리티를 약 1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습니다. 솔리티는 1980년 설립된 대흥종합금속이 전신으로 1997년부터 열쇠 제조업으로 업종을 전환했는데요. 이후에는 직방 스마트홈(구 삼성SDS 홈IoT사업부)의 도어락을 OEM 방식으로 생산하며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앵커PE가 유상감자를 통해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은 매각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앞서 앵커PE는 지난 2023년 펀드 만기를 앞두고 솔리티 매각 작업을 추진했지만 1년 넘게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난항을 겪었습니다.
동원산업, 조일알미늄 전략적 투자 단행
동원산업(006040)이 지난 1월 조일알미늄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동원시스템즈(014820)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동원시스템즈의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조일알미늄(018470) 투자주식을 매수했는데요. 실제 조일알미늄은 동원시스템즈에 이차전지용 양극박의 핵심 원재료인 알루미늄 판재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에는 이차전지용 초고강도 양극박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공급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알루미늄 양극박은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 내에서 전자가 이동하는 통로의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으로, 알루미늄을 20㎛(미크론, 1mm의 1/1000) 이하의 박 형태로 매우 얇게 가공해 만듭니다. 최근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고용량, 안전성이 확보된 배터리를 요구하면서 고품질의 양극박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