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안영준의 부진은 심각하다. 전희철 감독은 어떻게 바라봤을까.
서울 SK는 29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의 2024-2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69-57로 승리했다.
이로써 SK는 4강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 2022-23시즌 이후 2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또 2021-22시즌 이후 3년 만에 KBL 정상에 도전한다.
전희철 감독은 승리 후 “4년 중 3번째 챔피언결정전이다. 기분 좋지만 그만큼 부담감도 크다. LG는 우리가 쉽다고 하더라(웃음). 그만큼 세다”라고 이야기했다.
전희철 감독은 지난 3차전 내내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심각한 경기력을 보인 상황에서 침착했다. 이로 인해 비판도 받았다. 그래서일까. 전희철 감독은 4차전 초반부터 자켓을 벗었다.
전희철 감독은 “3차전 때 아무것도 안 했다고 해서 경기 시작과 함께 자켓을 벗었다(웃음). 근데 그렇게 하면 거의 다 이기더라. 징크스까지는 아니다”라며 “사실 경기 전부터 흥분할 것 같았다. 요즘 게임 때마다 몸이 안 좋다. 미리 진정시키려고 자켓을 벗은 것이다. 나도 열심히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SK는 2022-23시즌 이후 2년 만에 다시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했다. 대단한 일. 그러나 kt와의 4강 시리즈 경기력은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자밀 워니 제외 김선형, 안영준의 퍼포먼스는 기대 이하다.
4차전 승리도 워니 원맨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40점 18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SK는 워니 ‘원맨팀’이었다. 반면 김선형(6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과 안영준(5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은 공격 생산력이 거의 없었다.
전희철 감독은 “4차전 때 워니에게 공격을 몰아주려고 했고 그게 정답이 됐다. 40점 넣자고 했는데 딱 40점 넣었다. 사실 걱정인 건 지금의 경기력이 과거 1라운드 때와 같다는 것이다. 그때도 많이 이기기는 했지만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그래도 바닥까지 내려갔으니 다시 올라오지 않을까. 최악의 상황에서 치른 4강 시리즈였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3차전 후 미팅을 했고 좋지 않은 소리, 뼈 있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결국 방향은 내가 잡아줘야 한다. 만약 4강 시리즈 때처럼 경기력이 좋지 않다면 챔피언결정전은 더 어렵다. 패턴으로 좋은 과정을 만들어놓고 득점이 되지 않고 있다. 한 방이 참 안 나온다. 그래도 들어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챔피언결정전까지 합쳐서 30% 이상(3점슛)이 나올 거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SK는 안영준의 부진이 심각하다. 경기 내 존재감이 없다. 올 시즌 MVP라면 수비만 해선 안 된다. 안영준은 4강 시리즈에서 4경기 출전, 평균 32분 48초 동안 7.0점 5.0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야투 성공률은 28.1%로 대단히 좋지 않다.
전희철 감독은 “불편하다. (안)영준이는 볼 핸들링이 좋은 선수가 아니다. 2대2 생산력은 떨어진다. 돌파, 그리고 슈팅 과정을 만들어주고 던지는 것을 잘하는데 kt가 잘 준비했다. (김)선형이까지 새깅하면서 영준이의 동선을 잡아버렸다. 그만큼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그건 이겨내야 한다”고 바라봤다.
이어 “몸 상태가 좋지는 않다. 머리를 다친 후 순간마다 어지러울 때가 있다고 한다. 부상 투혼이다”라며 “4강 시리즈에선 2차전을 제외하면 존재감이 떨어졌다. 그래도 LG와 했을 때는 정인덕과 매치업이 될 것이고 정규리그 내내 잘해줬다. 지금의 정인덕은 대단히 뜨거운 선수 아닌가. 영준이가 붙으면 잘할 것 같다”고 더했다.
[수원=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