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신규 원전 수주 계약 체결에 힘입어 원전 관련주가 급등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원전산업 활성화 행정명령 등 호재가 이어지며 실적 기대를 키우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7.62% 오른 4만5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4만6250원까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국전력 계열사도 일제히 상승했다. 한전산업이 11.84% 오른 1만2750원, 한전기술은 19.8% 상승한 7만3200원에 장을 마무리했고, 한전KPS도 5.33% 오른 4만44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성광벤드(25.65%), 한신기계(6.77%), 서전기전(4.79%), 우리기술(4.11%), 대우건설(3.19%) 등도 크게 뛰었다.
전날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신규 원전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 산하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소(EDUⅡ)와 본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지난달 경쟁사인 프랑스전력공사(EDF)의 최종 계약 금지 가처분 소송 탓에 미뤄졌다가 지난 4일 가처분 파기 결정이 나오면서 본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이 사업은 두코바니 지역 원전 단지에 1GW(기가와트)급 신규 원전 2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만 26조원에 달한다. 한수원이 주계약자로 한전기술(설계),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시공), 대우건설(시공), 한전연료(핵연료), 한전KPS(시운전·정비)가 함께한다. 체코 정부가 5년 이내 테믈린에 원전 2기를 추가 건설하기로 하면 한수원은 발주사와 협상을 거쳐 테믈린 3·4호기 계약도 따낼 수 있다.
최근 호재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원전주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증권가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전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신규 원자력발전소를 더 짓는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원전주 급등을 이끌었다.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용량을 현재의 네 배인 400GW로 늘리고, 신규 원자로 인허가 절차를 18개월로 단축한다는 게 골자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를 착공하겠다는 대담한 목표를 제시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실현된다면 국내 원전 밸류체인에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