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원 '영주'
학폭 가해자 찾아온 피해학생
잊힌 폭력은 지워질 수 있을까
문학의 윤리와 삶의 윤리 질문
우진은 등단한 소설가다. 그리고 회사를 다닌다. 어느 날 출근길, 한 여성이 다가와 말을 건다. 알은척하는 여성에게 누군지 물으니 고교 친구란다. 기억은 흐릿해도 분명히 아는 사람이다. 그런데 거부감이 들 정도로 분위기가 묘하다. 간략히 인사 나눈 뒤 돌아서는데 친구가 말한다. "여기서 기다릴게." 인사를 나눈 그 자리에서, 우진의 퇴근 때까지 꼼짝도 하지 않은 채로. 도대체 왜? 하필 지금 나를?
올해 이효석문학상 최종심에 진출한 장희원 소설가의 '영주'의 첫 장면이다. 이 소설은 학폭 피해자가 학폭 가해자를 찾아가는 이야기로, 섬뜩할 정도의 공포심과 역할 만큼의 거부감 속에서 삶과 죽음을 사유하게 만드는 매력으로 가득하다. 느린 호흡으로 이뤄지는 이 소설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부탁'을 하고, 이를 통해 이 작품을 읽는 독자까지도 침잠하게 만든다.
우진을 찾아온 고교 동창의 이름은 영주였다. 우진은 가해자 무리 중 한 명이었고, 다른 친구가 영주에게 침을 뱉을 때 그 모습을 보기도 했다. 그때는 모두가 영주를 싫어했다. 그러니 영주가 우진을 만난 건 우연이 아니었다. 영주 말의 요지는 이러했다. 먹는 양을 줄이고 물을 마시지 않음으로써 자신은 곧 죽을 것이라고. 그러니 숨이 멎는 순간에 자신을 지켜보라는 끔찍한 제안.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모든 걸 알리겠다고. 네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특히 그런 짓을 하고도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잊힌 가해에 관한 치명적 단죄를 다루는 이 작품은, 참으로 기묘한 자리에 가해자 우진을 위치시킨다. 영주 곁 우진의 자리엔 참회나 속죄가 허용되지 않는다. 영주는 사과를 받으러 온 게 아니다. 눈에 젖어 축축해진 바지 끝단처럼 우진은 삶이 가장자리부터 서서히 공포에 젖는다. 이는 단지 학폭의 문제를 넘어서는데, 이건 우진이 '쓰는 행위'의 주체란 점 때문이다.
문학은 궁극적으로 타자의 삶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전제한다. 문학은 타인에게 연루되는 일이다. 그러나 타인의 삶을 파괴해버린 자의 문장은 과연 정당화될 수 있을까. 따라서 소설 '영주'는 문학(하는 사람)의 윤리를 질문한다. 살다 보면 누구나 지워버린 기억이 있다.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든 조금씩은 가해자이고, 그것이 전면적인 폭력은 아니었을지라도 누군가에겐 생채기를 남긴다. 이 소설이 붙드는 문학의 윤리는 삶의 윤리와도 맞닿는다.
김미정 평론가는 "팽팽한 분위기를 끝까지 유지하다가 마지막엔 가해자의 위치에 있던 우진이 말과 글을 잃어버리는 결말로 나아간다. 상당한 완결성이 느껴지는 작품"이라며 "원한과 복수의 감정을 젊은 작가들이 어떻게 서사적 전략으로 활용하는지를 사유하게 만든다"고, 안보윤 소설가는 "아이들이 무심코 내뱉을 수 있는 '너 죽어버렸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영주는 '네가 말했던 그 끝을 보라'는 식으로 끝까지 밀고 간다. 그 집요함이 무척 처절하게 느껴졌다"며 "가해자의 무덤덤한 시선 속에서도 소설이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었던 힘은 영주라는 캐릭터에서 나온다"고 평했다.
[김유태 기자]

!["자연주의 출산 아쉽지만.." 남보라 득남, 강소라→김소영 축하 봇물 [스타이슈]](https://image.starnewskorea.com/cdn-cgi/image/f=auto,w=1200,h=1682,fit=cover,q=high,sharpen=2/21/2026/06/2026061718272614176_1.jpg)
![[포토]'1회부터 안타 신고' 한동희](https://image.starnewskorea.com/21/2026/06/2026061718491377520_1.jpg)
![원더걸스 혜림, 남편에게 주기적으로 이별 통보?.."래퍼랑 셰프 만나고파"[스타이슈]](https://image.starnewskorea.com/cdn-cgi/image/f=auto,w=1200,h=672,fit=cover,q=high,sharpen=2/21/2026/06/2026061718403547522_1.jpg)


!["광고비 10억" 선예, 원더걸스 전성기 시절 몸값 공개[스타이슈]](https://image.starnewskorea.com/cdn-cgi/image/f=auto,w=1200,h=672,fit=cover,q=high,sharpen=2/21/2026/06/2026061718013317216_1.jpg)


![[헬스캡슐]은행잎 추출물,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 효과 확인 外](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5/26/133978263.3.jpg)



!['꽃청춘' 3인방, 무계획 제주의 높은 벽..결국 티켓 구하기 실패[별별TV]](https://image.starnewskorea.com/21/2026/05/2026052421091553722_1.jpg)

![[오피셜] ‘불꽃슈터’ 전성현, KT서 ‘퍼펙트 10’ 파트너 문성곤과 재회…서민수도 3년 계약](https://pimg.mk.co.kr/news/cms/202605/28/news-p.v1.20260528.c55346b19e8f45bfb362482843760fb3_R.pn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