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54)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노벨문학상 시상식을 앞두고 6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의 공식 국제 기자회견에 참석한 그는 "소설 '소년이 온다'를 쓰기 위해 1979년 말부터 진행된 계엄 상황을 공부했는데 2024년의 계엄에 모두가 그러셨던 것처럼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강 작가는 "이번이 다른 점은 모든 상황이 생중계돼서 모든 사람이 지켜볼 수 있었다는 것"이라며 "맨손으로 무장한 군인을 껴안으면서 제지하려 하는 모습을 보았고, 총을 보고 군인들 앞에서 버텨보려고 애쓰는 사람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군인과 경찰분들의 태도도 인상 깊었는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내적 충돌을 느끼면서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건 소극적인 행위이지만 보편적 가치의 관점에서 본다면 생각하고 판단하고 고통을 느끼면서 하는 적극적인 행위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력이나 어떤 강압으로 언로(言路)를 막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림원이 마련한 이날 한강 작가의 기자회견에는 전 세계 85개 매체의 취재진 100여 명이 몰린 가운데 진행됐다.
[스톡홀름 김유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