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부터 18년이나 못 이겼던 포항, 환상 프리킥으로 깬 이명재 “징크스는 이기면 깨진다”···“우린 아시아로 간다”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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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풀백’ 이명재(31·대전하나시티즌)가 펄펄 날았다.

대전은 10월 2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시즌 K리그1 34라운드(파이널 A) 포항 스틸러스와의 맞대결에서 2-0으로 이겼다.

이명재가 팽팽한 균형을 깼다. 전반 26분이었다. 주민규가 포항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볼 경합 중 프리킥을 얻었다. 이명재가 환상적인 궤적을 그리는 프리킥으로 포항 골망을 갈랐다.

대전하나시티즌 이명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하나시티즌 이명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하나시티즌 주민규(사진 왼쪽), 이명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하나시티즌 주민규(사진 왼쪽), 이명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하나시티즌 이명재가 프리킥 득점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하나시티즌 이명재가 프리킥 득점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은 전반 44분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이시다 마사토시가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반칙을 얻었다. 주민규가 페널티킥으로 추가골을 뽑았다.

대전의 이날 승리는 여러 의미가 있었다.

대전은 올 시즌 K리그1 파이널 A에 속했다. 대전이 파이널 A에 속한 건 2012년 스플릿 라운드 도입 후 이번이 처음이다.

26일 포항전은 대전 역사상 첫 파이널 A 경기였다.

넘어지는 이시다 마사토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넘어지는 이시다 마사토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주민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주민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은 홈 포항전에 매우 약했었다.

대전이 홈에서 치른 포항전에서 승리한 건 2007년 8월 12일이 마지막이었다. 대전이 홈에서 무려 18년 만에 포항을 잡아낸 것이다.

포항전 승리의 주역 이명재가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과 나눈 이야기다.

대전하나시티즌 이명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하나시티즌 이명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올 시즌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우리가 처음 파이널 A에 속했다. 파이널 A 진입을 확정한 뒤 동료들에게 “꼭 최상의 순위로 한 해를 마무리하자”고 했다. 첫판부터 우리가 준비한 게 잘 나왔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

Q. 멋진 프리킥 득점을 터뜨렸다. 감각이 좋았나.

최근 킥 감각이 좋았다. 특히나 어제(25일) 연습할 때 프리킥 감이 아주 좋았다. 본래 내가 차는 위치는 아니었다. 하지만, 연습할 때 감각이 좋아서 “내가 차겠다”고 했다. 공이 생각했던 것보다 발에 잘 맞았다.

Q. 경기 끝나고 동료들이 축하해줬을 것 같다.

아니다(웃음). 선수들이 “(안 들어갈 줄 알고) 딴짓하고 있었다”고 하더라. 벤치에 있던 선수들도 “잘 못봤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득점으로 연결할 자신이 있었다.

Q. 프리킥을 먼 쪽으로 찼다. 의도했던 건가.

다들 골대와 가까운 쪽으로 찰 것으로 생각할 것 같았다. 처음부터 먼 쪽을 봤다. 앞서서도 말했지만, 공이 발에 잘 맞았다.

대전하나시티즌 이명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하나시티즌 이명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포항을 홈에서 18년 동안 못 이긴 걸 알고 있었나.

어제 황선홍 감독께서 이야기해 주셨다. 우린 징크스가 많았다. 홈 포항전을 포함해 많은 징크스를 깼다. 나는 축구 인생에서 징크스란 게 없다. 이기면 된다. 경기장에 들어가선 경기에만 집중했다. 우리의 목표인 승리만 생각했다. 우린 반드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나갈 거다. 계속 ACLE 진출을 향해 나아가겠다.

Q. 경기력이 점점 좋아지는 듯하다.

올여름 대전에 합류했다. 처음엔 아쉬운 경기가 많았다. 선수들에게 얘기한 게 있다. 동료들에게 “강팀은 이렇게 비기거나 패하지 않는다”는 거였다. 나나 (주)민규 형, (임)종은이 형이 많은 이야기를 했다. 우린 울산 HD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으니까. 훈련할 때부터 집중해야 한다. 절대로 실점이 쉬워선 안 된다. 점점 좋아지는 걸 느낀다. 경기장에 나서는 모든 선수가 해야 할 역할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 우린 더 좋아질 것이다.

대전하나시티즌 이명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하나시티즌 이명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경험이 풍부하다. ACLE에 꼭 나가야 하는 이유를 동료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나.

ACLE는 아주 좋은 기회다. 아시아 최고의 팀들과 경쟁하면서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다. ACLE는 대전의 명확한 목표다. 처음 대전 유니폼을 입었을 땐 리그 우승이 목표였다. 올 시즌 이 목표는 아쉽게 이루지 못하게 됐다. 이젠 ACLE만 바라본다. ACLE 티켓을 따내는 게 정말 중요하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

Q. 대전 합류 전까지 머물렀던 팀들의 공통점이 있다. 볼을 오랜 시간 소유하면서 경기를 풀어가는 팀이었다.

대전 축구에 익숙해지고 있다. 볼을 오랫동안 소유하는 팀에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처음엔 좀 힘들었다. 우리도 볼 소유 시간을 점점 늘리고 있다. 공격과 수비를 너무 많이 오가면 체력적으로 금세 지칠 수 있다. 볼을 점유할수록 상대를 힘들게 할 수 있다. 최근엔 우리가 볼을 소유하는 축구를 하지 않나 싶다.

대전하나시티즌 이명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하나시티즌 이명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아버지께서 경기장에 오셨던데.

올해 2골을 넣었다. 울산 원정에서 1골, 홈에서 1골이다. 아버지께선 무뚝뚝하시다. 오늘도 별말씀이 없지 않을까 싶다.

[대전=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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