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단 거쳐 채권자 동의 받아야…납품업체 공급망 복구도 관건
구조조정 관측에도 노조 “인력 감축보다 영업 정상화 우선”
다만 법원의 회생절차 연장 결정과 DIP 실행 절차, 채권자 동의, 공급망 복원과 자산 매각 등 넘어야 할 고비가 많아 실제 영업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6일 메리츠금융 3사(메리츠화재·증권·캐피탈)는 이사회를 열어 홈플러스에 DIP 대출 2000억 원을 지원하는 안을 가결했다. 메리츠금융은 “오랜 논의와 숙고 끝에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 보증을 조건으로 2000억 원 지원을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20일 서울회생법원에 즉시항고를 제기할 예정이다. 이후 법원의 허가와 DIP 실행에 필요한 절차, 주요 채권자들의 회생계획 동의 등이 마무리되면 DIP가 집행된다.홈플러스는 13일부터 본사와 전국 67개 대형마트 점포를 임시 휴업한 상태다. 지난 5월에는 자금난으로 37개 점포의 영업을 잠정 중단한 뒤 해당 점포를 폐점하기로 했다.
메리츠금융 3사 이사회의 결정과 동시에 홈플러스 측은 입장문을 내고 “13일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간 대형마트는 즉시항고를 통해 회생법원의 회생절차 연장 결정이 나고 나면 협력업체들과의 협의를 거쳐 영업 재개 일정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생 재개돼도 공급망 복구 ‘시간’대출이 확정되더라도 회생절차가 곧바로 재개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다만 즉시항고 기한인 20일까지 2000억 원의 운영자금 확보 방안을 제출할 경우 회생절차 재개 여부를 다시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홈플러스는 20일 서울회생법원에 즉시항고를 제기할 예정이다. 법원이 항고를 받아들여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해야 회생절차가 다시 진행될 수 있다. 이후 법원의 허가 등 DIP 실행에 필요한 절차가 마무리되면 긴급운영자금이 집행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이와 별도로 회생계획안을 보완해 주요 채권자들의 동의와 법원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회생계획안이 가결·인가되지 않거나 법원이 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회생절차가 다시 폐지돼 파산 수순을 밟을 수 있다.
홈플러스는 긴급운영자금으로 밀린 상품 대금을 지급해 납품업체의 공급 재개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대금 미지급을 우려한 업체들이 납품을 중단하면서 매장 내 상품 부족과 영업 차질이 이어졌다.
공급망 복구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수천 곳의 납품업체와 거래 조건을 다시 협의해야 하는 데다 일부 업체가 선결제나 지급보증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서다.홈플러스 관계자는 “상품 공급과 영업이 정상화되기까지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가능성도 언급…노조 “인력 감축보다 영업 정상화 우선”
홈플러스가 적자 점포 37곳을 정리하고 지역 거점 점포에 영업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본사와 점포 인력을 줄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내부에서는 휴점한 67개 매장을 다시 운영하기에도 현재 인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회생절차와 영업 악화를 거치며 퇴사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홈플러스 일반노조 관계자는 “현재 남은 인력을 모두 투입해도 영업 정상화가 쉽지 않다”며 “이미 회사를 떠난 인원이 많아 추가 감축보다 기존 인력의 전면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 해고는 어렵고 권고사직 역시 당장 논의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인력 조정과 별개로 회생계획안에 포함된 자산 매각은 추진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총 1조6433억 원 규모의 보유 자산을 매각하고, 비핵심 점포 자산 유동화로 1조1401억 원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대상에는 유성점 1230억 원, 동광주점 505억 원, 야탑점 800억 원 규모의 부동산 등이 포함됐다.
매각 자금은 약 1조3000억 원 규모의 메리츠금융 관련 채권을 올해부터 내년에 걸쳐 우선 상환하는 데 쓰인다. 회생절차 개시 전 발생한 일반 상거래채권 약 2011억 원은 2032년부터 2036년까지 5년간 분할 변제한다는 구상으로 알려졌다.
메리츠금융과 MBK파트너스가 긴급운영자금 분담 방안을 놓고 장기간 평행선을 달리다 극적으로 절충한 배경에는 정치권과 여론의 압박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양측 관계자를 불러 협의를 촉구한 데 이어 오는 27일 청문회를 추진해 왔다. 업계에서는 회생절차 폐지와 파산 가능성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이 같은 압박이 협상 진전의 계기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이번 자금 지원이 일회성 처방에 그치지 않으려면 정부와 국회가 영업 정상화 과정에도 지속적으로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성 홈플러스일반노조위원장은 “신규 상품을 현금 결제로 우선 공급하고, 이후 점포 자산을 질서 있게 매각해 피해 복구에 활용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도 입점 상인과 납품업체 지원, 이해관계자 조정에 끝까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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