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인 기업이 14곳에서 36곳으로 늘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망에 포함된 업체 중 고난도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대거 ‘1조 클럽’에 처음 들어간 결과다.
HBM의 핵심 공정인 증착 및 식각 장비 업체들의 존재감이 커졌다. 전공정 장비 업체인 테스의 시총은 지난해 1월 2일 3036억원에서 이달 20일 1조4287억원으로 370% 증가했다. 테스는 초미세 D램과 고적층 낸드플래시 공정에 필수로 자리 잡은 플라스마강화 화학기상증착(PECVD) 및 건식 식각·세정 장비를 생산한다. PECVD는 높은 열을 가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기존 CVD와 달리 플라스마라는 강한 에너지를 통해 저온에서 증착하는 방식이다. 테스는 이 기술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계약을 대거 수주했다.
박막 두께를 원자층 단위로 제어할 수 있는 원자층증착(ALD) 장비를 HBM 생산라인에 공급한 유진테크의 시총도 1년 만에 7138억원에서 3조1051억원으로 3.3배로 늘었다. 고온·고전압 조건에서 칩의 불량·결함을 걸러내는 후공정 검사 장비를 만드는 디아이도 처음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고온·고압 환경을 견뎌야 하는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의 몸값도 급등했다. 고난도 식각 공정의 핵심 부품인 실리콘카바이드(SiC) 포커스링을 생산하는 티씨케이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 시총은 1년 만에 8000억원대에서 2조원대로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반도체 부품 세정·코팅 업체인 코미코 역시 미세화에 따른 부품 교체 수요 증가로 시총이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CMTX의 시총도 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플라스마 식각 체임버에 쓰이는 고순도 실리콘 부품을 생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단순 수혜주가 아니라 기술 진입장벽 확보와 고객사 다변화가 기업 가치의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14 hours ago
3















.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