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부터는 연기금처럼"…개미 위한 자산배분 투자법 [책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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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부터는 연기금처럼”…개미 위한 자산배분 투자법 [책마을]

금융자산 1억원을 넘어서면 투자의 질문은 달라진다. 어떤 종목을 사서 얼마나 벌 것인가보다 시장 충격에도 무너지지 않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중요해진다. 에프엔미디어가 출간한 신환종 한국투자증권 고문의 신간 ‘1억부터는 포트폴리오다’는 개인투자자를 위한 ‘한국형 자산배분’ 전략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25년 넘게 채권, 외환, 원자재, 대체자산 투자 전략을 제공해온 글로벌 투자 전략가다. 이 책은 그가 세계적 연기금의 운용 원리를 개인투자자의 계좌에 맞게 풀어낸 실전 지침서다. 핵심은 자산의 ‘이름’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안에서 맡는 ‘역할’을 기준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주식, 채권, 금, 달러, 인컴 자산, 대체자산을 성장, 방어, 현금흐름, 유동성, 인플레이션 대응이라는 기능으로 다시 설명한다. 국민연금과 캐나다연금 등 주요 연기금이 활용하는 통합 포트폴리오 접근법(TPA)을 개인투자자 눈높이에 맞춰 소개한 점이 특징이다. 저자는 기관투자자의 강점이 시장을 정확히 맞히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강세장과 약세장을 모두 견딜 수 있는 운용 습관에 있다고 강조한다.

한국 투자자의 현실도 반영했다. 국내 개인 자산은 부동산과 원화, 국내 주식에 쏠린 경우가 많다. 겉으로는 집, 예금, 주식, 연금으로 나뉘어 있어도 위기가 오면 대부분 한국 경제와 원화라는 같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세금, 건강보험료, 연금저축, 개인형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같은 제도적 조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 책은 30대부터 60대까지 생애주기와 자산 규모에 따른 16개 실전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보수형과 공격형으로 나눠 각 투자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게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자산 1억원 단계에서는 복잡한 상품보다 유동성, 성장 자산, 방어 자산을 구분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은퇴가 가까운 50~60대에는 현금흐름과 방어력을 더 중시해야 한다.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기관형 대체투자도 다룬다. 저자는 IMA와 국민성장펀드 등을 통해 기업 대출, 부동산 금융, 인프라 자산 등 기관투자자 중심 자산에 일부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시대에는 주식과 채권만으로 부족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연금계좌 활용법도 구체적이다. 같은 ETF라도 어느 계좌에 담느냐에 따라 세후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저자는 IRP에는 방어 자산, ISA에는 국내 상장 해외 주식형 ETF, 연금저축에는 장기 복리 자산을 배치하는 식으로 계좌 성격에 맞춘 전략을 제안한다.

책 후반부에서는 인공지능(AI) 확산, 디지털 자산의 제도권 편입, 지정학 리스크, 달러 위상 변화 등 포트폴리오에 영향을 줄 거시 환경도 짚는다. 저자는 책 출간 후 3년간 분기마다 리밸런싱 전략을 제공할 예정이다. 시장을 맞히기보다 원칙에 따라 비중을 조정하는 습관을 돕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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