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대 5G 요금제'라더니…"잘못하면 요금폭탄 맞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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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알뜰폰 업계가 1만원대 20GB 5G 요금제를 연이어 내놨지만 '속 빈 강정'이란 지적이 나온다. 1만원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요금제란 점을 앞세웠지만 '데이터 속도제한(QoS)'이 없는 탓에 자칫 가입자가 기본 데이터를 다 쓰고 나면 '요금 폭탄'을 떠안을 위험성도 있다는 이유다.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실효성 있는 1만원대 요금제를 출시하려면 도매제공 의무사업자가 관련 상품을 개발한 후 저렴한 가격에 1Mbps QoS를 제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은 이미 관련 요금제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알뜰폰 요금제 포털 '알뜰폰허브'에 따르면 5G 데이터를 월 20GB씩 제공하는 1만원대 요금제는 총 9개로 집계됐다. 일정 기간에만 1만원대 요금 혜택을 제공하는 요금제를 모두 포함한 수치다. 이들 요금제는 모두 QoS가 제공되지 않았다. QoS란 데이터 기본제공량을 다 쓰더라도 제한된 속도로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을 가리킨다.

이에 따라 1만원대 20GB 5G 요금제 가입자는 데이터를 다 쓰면 MB(메가바이트)당 22.53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1GB가 1024MB이므로, 같은 용량을 더 쓸 경우 약 2만3000원을 추가 부담하는 셈. 1만원대 요금제를 쓰려다 3만원 이상 지불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요금 폭탄 상황을 막으려면 이용자가 계속 데이터 소진량을 확인해야 한다. 현재 나와 있는 요금제 중에는 데이터 차단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1Mbps QoS 요금제가 저렴한 단가에 형성되기를 원하고 있다. 알뜰폰 업체는 원하는 요금제를 설계한 뒤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에 개발을 맡겨야 출시할 수 있는 구조다. 수익배분제(RS)든 종량제(RM)든 모든 알뜰폰 요금제는 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재 출시된 1만원대 20GB 5G 요금제에 400Kbps QoS를 추가해 판매할 순 있다. 문제는 가격. 400KbpsMbps QoS의 단가는 약 4400원 정도로 알려졌다. 1만원 후반대인 20GB 5G 요금제에 4400원이 더해지면 결국 2만원 초중반대 요금제가 되는 셈이다. 도매대가 인하에도 데이터 제공량 20GB짜리 요금제를 설계하면 원가가 약 1만6000원 수준에 달해 1만원 후반대 요금제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앞서 알뜰폰 도매대가 산정 방식을 개정해 1MB당 1.29원에서 0.82원으로 가격을 낮추도록 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2만원대 요금제가 되면 통신비 부담을 줄여준다는 정부 정책 활성화 방안에 부응하지도 못한다"며 "1Mbps QoS 요금제가 개발된 뒤 단가가 저렴하게 형성되면 1만원대 요금제를 형성할 수 있어 알뜰폰으로 넘어오는 가입자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각에선 '데이터 계단식 과금'으로 가입자 요금 폭탄을 막는 방식의 요금제를 알뜰폰 사업자가 출시할 필요가 있단 지적도 나온다. 데이터 사용한도가 걸린 요금제를 출시해 일정 기준 데이터를 초과하면 사용을 차단하는 기능도 설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가격을 깎아달라고만 하는 건 시장 구조 경쟁에 있어서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가격 출혈 경쟁으로 갈 게 아니라 요금제 정책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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