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갈등 없는 日·대만기업
도요타 순익 넘보는 키옥시아
월급의 2~3배 규모로 지급
고용 안정 중시하는 日 노조
업황따른 추가보상 요구 자제
TSMC, 순익 12% 성과 공유
인재 전쟁 무기로 보상 택해
반도체 훈풍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세계 3위인 일본의 키옥시아 등의 실적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하지만 일본과 대만에서는 반도체는 물론 대규모 이익을 보는 기업에서도 성과급 논란을 찾기 어렵다.
오는 15일 실적 발표를 앞둔 키옥시아의 경우 2025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매출액은 2조1797억엔(약 20조5879억원), 순이익은 4537억엔(약 4조2850억원)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2026 회계연도 순이익을 6배 이상 늘어난 2조8389억엔(약 26조82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 실적·주가 급등하는 키옥시아
일본 시가총액 1위이자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자동차의 2026 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은 3조엔(약 28조3500억원)이다. 상황에 따라 부동의 1위였던 도요타를 키옥시아가 제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적 전망이 좋고 주가도 급등하고 있지만 키옥시아에서 성과급과 관련된 논의는 사실상 없다. 일본 기업은 매년 여름·겨울 두 차례 성과급을 지급한다. 과거에는 일률적인 지급이었지만, 최근에는 개인 능력에 따라 차등을 두는 곳이 늘고 있다. 하지만 차이를 둔다고 해도 격차는 10~20% 선에 그친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주요 기업이 2025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에 지급한 성과급 평균 금액은 여름이 94만6469엔(약 895만원), 겨울이 95만7184엔(약 905만원)이다. 이는 각각 월급의 2~3개월분에 해당된다.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이를 크게 넘도록 성과급을 주는 곳은 많지 않다. 키옥시아처럼 뜨는 반도체 기업도 마찬가지다.
일본에 성과급 논란이 없는 이유는 무엇보다 정년 연장과 종신고용 문화가 주효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정년을 70세로 올리는 기업이 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종신고용 형태를 유지하는 기업이 많다. 김명중 닛세이기초연구소 상석연구원은 "명예퇴직을 당하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이 연장된 정년을 채운 뒤 은퇴해 연금을 받으며 생활하는 구조"라며 "이익이 많이 났다고 성과급을 더 달라고 요구하는 문화는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30년간 물가 변동이 거의 없이 안정된 경제를 이어 간 것도 성과급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또 물가가 오르더라도 여기에 맞춰 기업들이 급여를 올려주고 있다. 올해 춘투(봄철 임금 협상)에서도 주요 기업이 물가 상승을 반영해 3년 연속 5%대 이상의 높은 임금 인상을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응원하는 노조 문화, 기업의 역할을 사회 공헌으로 규정하는 기업철학 등도 일시적인 성과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없애는 분위기다.
◆ TSMC, 핵심 인력에만 주식 지급
대만의 TSMC는 글로벌 인재 확보와 조직 결속력 강화 등을 위해 매년 순이익의 12%가량을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있다.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TSMC는 지난해 역대 최고치인 1조7178억대만달러(약 81조1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2061억대만달러(약 9조7000억원)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이를 전체 직원 수 7만8000명으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성과급은 264만대만달러(약 1억2000만원)에 달한다.
TSMC의 성과급은 크게 '분기 보너스'와 '연간 이익 분배금'으로 구분된다. 분기 보너스는 분기 실적에 따라 2월·5월·8월·11월에 나눠주고, 연간 이익 분배금은 전체 실적을 정산해 매년 7월에 한 차례 지급한다. 개인 성과에 따라 차등을 두고 현금으로 지급한다. 이와 별개로 연말 고정 상여와 주식 보상(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제도도 운용하고 있다. 연말 고정 상여는 관례에 따라 통상 2개월 치의 급여가 지급되고, RSU는 고위직이나 핵심 엔지니어에게 부여한다.
이처럼 TSMC가 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공유하는 것은 글로벌 인재 확보를 위한 목적이 크다. 성과급의 비중이 기본급보다 높다 보니 삼성전자나 인텔 등 경쟁사로 이직할 유인이 낮을 뿐 아니라 'TSMC 직원은 고소득자'라는 인식을 심어줘 인재가몰린다는 것이다. 또 실적 성장이 보상으로 즉각 연결되면서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조직 결속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보상 정책은 갈수록 격화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TSMC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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