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기다려도 살래요"…주차도 힘든데 '인기 폭발'한 車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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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차

신형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차

길이(전장)가 5m를 훌쩍 넘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기다. 경기불황 시기에는 경차 등 소형차 수요가 늘어난다는 게 통설이지만, 넓은 실내 공간을 선호하는 현상이 계속되면서 큰 차를 찾는 이들이 여전한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장이 5m가 넘는 대형 SUV 신차가 속속 나오고 있다. 6년 만에 완전 변경 모델로 돌아온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대표적이다. 신형 팰리세이드 전장은 5m가 채 안 됐던 전작 대비 65㎜ 늘어난 5060㎜를 기록했다.

크기가 커져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되레 시장 반응은 뜨겁다. 팰리세이드는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80.6% 증가한 1만983대 팔렸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 출고를 시작했다. 신형 팰리세이드의 사전 계약 건수 4만5000대 중 하이브리드 비중은 약 70%로, 대기 수요만 1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풀사이즈 SUV를 제대로 보여주는 '대표적 의전차'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도 부분 변경 신형 모델 출시 당일에만 3개월치 물량이 완판되며 인기를 입증했다. 롱휠베이스 트림인 ESV 기준 전장이 무려 5790㎜에 달하는 이 차는 쇼퍼드리븐 차로서 엄청난 수요를 증명한 셈이다.

더 뉴 에스컬레이드./사진=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사진=캐딜락

신차는 아니지만 BMW X7도 전장이 5180㎜에 달한다. 이 차는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7.9% 증가한 1227대 팔렸다. 전장이 5155㎜가 넘는 기아 카니발 역시 지난해 8만2309대 판매돼 국내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2위를 기록했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전장이 5050㎜로, 올해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8% 급증한 931대가 팔렸다.

국내 도로 상황이나 주차공간이 대형차 운전에 녹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5m 넘는 대형 SUV가 여전히 인기인 것은 실내 공간을 중시하는 트렌드 때문으로 보인다. 차를 단순 이동 수단을 넘어 집과 같이 하나의 '공간'으로 인식하면서 실내 공간의 크기가 중요해진 것이다.

차가 커지는 만큼 적용되는 기술력이 높아지고 실내 편의 기능이 좋아진다. 대형차를 보통 플래그십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완성차 업계는 신차 전장을 전작 대비 늘리거나 풀사이즈 수입차를 적극 들여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플래그십 차량은 소형이나 경형 차 판매보다 마진이 더 많이 남기 때문에 대형 플래그십 SUV의 인기는 자동차 업체 수익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 불황으로 중형급 차가 주목받고 있긴 하나, 차에서 캠핑하는 '차박' 등 차를 이용하는 방법이 다변화함에 따라 대형차 수요는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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