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신도시 선도지구 단지들 ‘신탁 VS 조합’ 사업방식 두고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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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점받은 분당은 신탁 방식 협약…“신탁사 등 변경은 가능”
‘사업성, 자금조달 등 중간쯤’ 일산 “신탁 VS 조합 저울질”
평촌, 산본 중동 “공공시행·신탁 방식이 자금조달 유리할 것”

  • 등록 2024-12-05 오후 6:14:01

    수정 2024-12-05 오후 7:00:43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1기 신도시 선도지구 3만 6000가구가 선정된 가운데 본격적인 사업 시행에 앞서 각 단지들이 재건축 추진 방식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경기도 고양시 후곡마을 한 아파트에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연합뉴스)

신탁방식은 사업비 조달, 분양 등 전 과정에서 신탁사가 사업에 참여하고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도 신탁사가 나서 해결해 사업 지연을 방지할 수 있다. 또 행정적 절차에서도 더 전문성을 갖춘 장점이 있다. 때문에 주택공급을 빠르게 진행하고 싶은 정부는 신탁방식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조합이 신탁사에 지불해야 하는 보수도 적은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실제 지난해 신탁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던 여의도 한양아파트가 서울시, 영등포구의 시정 지시를 받아 한 차례 무산된 사례도 있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선정된 분당 양지마을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주민들을 상대로 오는 7일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양지마을은 선도지구를 신청하면서 신탁방식으로 진행하기 위해 한국토지신탁과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이날 한국토지신탁은 공공기여와 장수명 주택, 이주주택 제공 등 사업 계획을 주민들에게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분당의 또 다른 선도지구 선정 단지인 시범 우성 등은 한국자산신탁과 샛별마을은 하나자산신탁과 정비사업 진행을 위한 예비업무협약을 맺은 상태다.

분당의 선도지구는 모두 신탁방식을 선택했다. 선정 당시 신탁방식이나 총괄사업관리자+조합방식, 공공시행방식으로 신청할 경우 2점의 가산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비업무협약을 맺은 신탁사와 반드시 최종 계약을 맺을 의무는 없고 사업 진행방식에 대해 공공시행 등과 저울질하며 원점부터 재논의가 가능하다.

(그래픽= 김일환 기자)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분당 선도지구 단지들은 예비신탁방식 업무협약을 맺었지만, 구체적인 진행방식은 재검토가 가능하다. 다만 아예 조합 자체 방식으로 갈 경우 이미 받은 가산점과 관련해서 지자체와 협의가 필요하긴 하다”며 “분당은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높아서 자금 조달이 용이하기 때문에 보수를 지급하는 신탁방식이 좋을지 조합방식이 좋을지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같은 선도지구지만 일산은 분당과 다른 셈법이 적용되고 있다. 송 대표는 “일산은 사업성과 자금조달 여력 등이 분당과 다른 도시들의 중간쯤에 있기 때문에 각 단지별로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며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낮게 평가되는 평촌과 산본은 자금조달을 위해서 책임준공이 가능한 신탁방식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선도지구로 선정된 일산 후곡마을 통합단지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오는 21일 주민설명회를 열고 전문·자문위원을 선출하고 향후 사업진행 방식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사업 진행방식의 선택은 조합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거라 절대적으로 좋고 나쁜건 없다”며 “다만 신탁방식은 신탁사의 사업 노하우와 운영의 묘를 얻을 수 있는대신 보수(수수료)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조합 자체 시행은 집행부의 사업 전문성과 노하우에 따라 사업 진행에 좌우될 리스크가 있어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판단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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