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춘투
원·하청 불문 교섭 요구 빗발
노봉법에 성과급 요구도 분출
물가 자극·양극화 심화 우려
노동계의 5월 '춘투(春鬪)'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파업에 따른 근로 손실 일수는 전년보다 14% 줄고, 노사 분규 건수도 2년 연속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급반전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일부 대기업이 잇달아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임금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 지난달부터 '노란봉투법'이 시행되자 하청 노동조합들이 일제히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22일 노동계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전날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에 대해 하청 노조와 교섭하라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택배업계도 마찬가지다. CJ대한통운, 쿠팡 등 주요 업체가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했다. 노란봉투법의 파장이 공공 부문을 시작으로 민간 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원청 정규직 노조까지 가세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 등을 요구하며 5월 총파업을 예고했고,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23일에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노조원 3만700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린다.
이 같은 흐름은 업종이나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는 '임금 인상 물결'이라는 점에서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에는 노조 조직률 급증과 협상력 강화가 맞물리며 임금 인상이 전체 산업으로 확산됐다. 1980년대 중반 2~3%대에 머물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88년 7.1%까지 올라섰다. 임금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렸던 것이다. 문제는 경제 여건이 그때와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당시는 '3저 호황(저유가·저금리·저달러)'에 기반한 고성장 국면이었지만 지금은 중동발 고유가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동시에 엄습한 상황이다.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이익 개선으로 '착시 효과'가 있을 뿐이다. 아울러 임금 상승의 실질적 혜택이 일부 대기업에 집중되는 반면, 물가 상승 부담은 전체 근로자가 떠안게 되면서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금이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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