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억 물어준 유안타증권 1심 패소…법원 "구상권은 있다, 그런데 돌려받을 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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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억 물어준 유안타증권 1심 패소…법원 "구상권은 있다, 그런데 돌려받을 돈이 없다"

"네가 먼저 갚았으니 나눠 내야 한다"는 주장은 맞지만, "그러니 이미 나눠준 돈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틀렸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부장판사 김석범)는 28일 유안타증권이 VIG파트너스 등을 상대로 제기한 분배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안타증권의 구상권(공동 채무자에게 자기 부담분을 청구할 권리)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VIG파트너스 측이 이미 사원들에게 나눠준 분배금을 돌려받아야 할 부당이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분쟁은 2015년 중국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방보험은 유안타증권·VIG파트너스·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 등으로부터 동양생명 지분 약 63%를 사들였다. 이후 동양생명의 육류담보대출 부실이 드러나자 안방보험은 "위험성을 알았다면 그 가격에 사지 않았을 것"이라며 2017년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중재를 신청했다. 육류담보대출이란 유통업자가 창고에 맡긴 육류를 담보로 금융사에서 받은 대출을 뜻한다.

ICC는 2020년 매도인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고, 유안타증권은 2024년 12월 소송비용 등을 포함해 총 약 1900억원을 혼자 전부 지급했다. 공동 매도인인 VIG파트너스 측도 함께 부담해야 할 돈을 유안타증권이 대신 낸 셈이다.

유안타증권은 구상금을 받아내기 위해 채권자대위 방식의 소송을 택했다. VIG파트너스는 PEF(사모펀드)를 설립하고 PEF가 투자목적회사(SPC) 지분 100%를 취득하는 구조로 동양생명 매각에 참여했는데, SPC는 매도대금을 PEF에 유상감자 대금과 배당금으로 지급했고 PEF는 이를 다시 유한책임사원(LP)들에게 분배했다. 유안타증권은 이 분배금 지급이 위법·무효라며 SPC를 대신해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분배금 지급 자체가 적법했다고 봤다. 우선 SPC의 유상감자에는 자본시장법이 아닌 상법이 적용되므로 유상감자 자체가 합법이라고 판단했다.

배당의 위법성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배당이 이뤄진 2015~2016년 당시에는 구상금 채권이 현실화되기 전이었고, 당시로선 그 채무를 순자산에 반영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유상감자의 무효를 다투려면 이 소송이 아닌 별도의 유상감자 무효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도 했다.

PEF의 무한책임사원인 펀드자산운용사 등에 대한 연대책임 청구도 같은 이유로 기각됐다. LP들에 대한 청구는 부당이득반환 청구권 자체가 부정된 만큼 소 자체가 부적법하다며 각하했다.

허란/임민규/이인혁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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