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딥시크의 차세대 AI 모델 출시가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설립 뒤 처음으로 딥시크가 외부 투자를 유치한다는 소식도 나오죠. 딥시크엔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왜 딥시크 움직임을 예의주시할까요. 오늘은 조용해서 더 궁금한 딥시크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이 기사는 4월 24일(금요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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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은데 투자 유치?
혹시 기억하시나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한때 전 세계를 들었다 놨었죠. 2025년 1월 출시한 추론모델 ‘R1’ 때문이었는데요. 성능은 업계 최고인데 훈련비용은 100분의 1로 줄인 미친 가성비에 업계가 깜짝 놀랐고요. 엔비디아 주가까지 요동치게 만들었어요.그리고 15개월이 지난 지금, 다들 이걸 궁금해합니다. 딥시크 차세대 모델, 왜 안 나오죠?
딥시크의 차세대 모델 V4가 곧 나올 거란 얘기는 작년부터 있었고요. 애초 2월 설 연휴 무렵이 유력하다는 설도 돌았는데요. 이후 3월로 미뤄지더니, 이젠 4월 말 출시설이 보도됐어요.
‘이거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라는 분위기가 파다한 가운데, 얼마 전 새로운 소식이 나왔습니다. 딥시크가 처음으로 외부 투자를 유치한다는 거예요.
딥시크는 2023년 설립 뒤 한 번도 외부에서 투자받은 적 없습니다. 투자 제안이 와도 모두 거절했는데요. 창업자 량원펑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 적 있어요. “벤처캐피털은 수익을 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절대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요.” 수익엔 신경 쓰지 않고 오직 AI 기술 개발에만 매진하는 연구소처럼 딥시크를 운영하겠단 거죠.
그럴 수 있는 게 모기업이 워낙 돈이 많아요. 량원펑의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가 자금을 지원하는데요. 운용자산 약 800억 위안(17조원)의 하이플라이어는 지난해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만 7억 달러(약 1조원)에 달할 걸로 추정됩니다.
요즘 중국 증시에선 하이플라이어가 너무 잘 나가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량원펑에 대한 원성(=퀀트 헤지펀드가 이익을 독차지한다)이 자자할 정도이거든요. 그러니 돈이 부족해서 딥시크가 투자를 받는 건 아닐 겁니다. 그럼, 목적이 뭘까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직원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미국 빅테크 못지않게 중국 AI 업계도 인재 쟁탈전이 매우 치열하죠. 특히 딥시크 연구원은 업계에서 가장 인기가 높고요. 지난 몇 달 동안 실제로 딥시크 핵심 연구원들이 속속 경쟁사로 떠났다고 해요. 특히 딥시크 R1 모델 개발을 이끌었던 수석 연구원 궈다야(郭大雅)가 현금과 주식 인센티브를 포함해 약 1억 위안(216억원)을 제시받고 바이트댄스로 이직해서 화제가 됐죠.물론 딥시크도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나눠줬어요. 문제는 그 스톡옵션이 얼마짜리인지 지금은 모른다는 거죠. 외부 자금 조달로 시장이 인정하는 기업가치를 확인해야, 스톡옵션의 금전적 가치를 계산할 수 있으니까요. 바로 이번에 그걸 하려는 겁니다. 지분의 금전적 가치를 확인시켜 줘서 직원들을 다독이려는 거죠.
딥시크가 이번 투자라운드에서 얼마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디 인포메이션은 ‘200억 달러(약 30조원) 이상’, 월스트리트저널은 ‘100억~300억 달러(15조~45조원), 홍콩 SCMP는 ‘1000억 달러(약 150조원) 이상’이란 예상치를 각각 보도했는데요. 이미 올해 초 홍콩증시에 상장한 중국 AI 기업 즈푸AI(83조원)나 미니맥스(53조원) 시가총액과 비교한다면, 1000억 달러도 아주 불가능한 건 아닐지도 모르죠.
엔비디아에서 화웨이로 이주 중?
그럼 딥시크의 차세대 모델 출시가 지연되는 건 인력 이탈 때문일까요. 업계에선 그보다 이게 더 큰 이유가 아닐까 추측합니다. 화웨이 칩으로의 이전.딥시크는 기존 모델인 V3 학습에 엔비디아 H800 GPU를 사용했죠. 다른 중국의 AI 모델 개발업체들(알리바바, 바이트댄스, 텐센트, 샤오미, 즈푸, 미니맥스, 문샷)도 여전히 엔비디아 칩을 사용합니다. 최고 성능의 기본 모델을 처음부터 학습시키는 건 엔지니어링적으로 매우 복잡한 일이거든요. 수만 개의 AI 칩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몇 달 동안 학습을 해야 하니까요. 오류를 최소화하고 시간과 비용 낭비를 막으려면 가장 믿을 만하고 검증된 AI칩을 써야 하고요. 그게 바로 엔비디아 GPU인 겁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은 이제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을 구하기 어렵죠. 한동안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수출을 막았고, 지금은 트럼프 정부가 H200 GPU의 수출을 허용했는데도 중국 정부가 막고 있어요. 엔비디아 말고 중국산 AI 칩을 쓰게 하기 위해서죠.그리고 이달 초 미국 매체 디 인포메이션은 이런 단독 보도를 했어요. “딥시크의 차세대 AI모델이 화웨이 칩에서 구동된다.” 딥시크가 개발 중인 V4 모델이 화웨이의 최신 AI 칩인 ‘어센드 950PR’에 최적화된 형태로 출시될 거란 보도였죠.
이게 정확히 무슨 뜻이냐고요? 딥시크가 V4 모델의 초기 학습 단계부터 화웨이 칩을 썼다는 건지, 아니면 학습은 엔비디아 칩으로 했지만 실행은 화웨이 칩에 최적화했단 뜻인지는 아직 알 수 없어요. 아무래도 후자(학습은 엔비디아, 실행은 화웨이)일 가능성이 훨씬 커보이긴 하죠. 아직 화웨이 칩이 대형 AI 모델 학습에 쓸 정도로 그렇게까지 성능이 뛰어나진 않으니까요.
하지만 그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긴 합니다. 엔비디아 칩으로 만든 모델을 화웨이 칩에서 성능 저하 없이 돌리기 위해서, 연산자를 통째로 재작성했다는 뜻이니까요. 즉, 엔비디아 칩의 언어인 ‘CUDA’를 버리고 개발자들이 화웨이의 ‘CANN’으로 코드를 처음부터 일일이 다시 쓴 거죠. 조금만 실수해도 성능이 떨어질 수 있어서, 정말 어려운 작업입니다. 왜 출시가 이렇게 지연될 수밖에 없는지 이해가 되죠.
이런 시도가 얼마나 성공적일지는 V4 모델이 나온 뒤에나 확인할 수 있을 텐데요. 만약 딥시크가 이번에 성공한다면, 다른 중국 경쟁사도 그 뒤를 따르게 될 겁니다. 엔비디아 칩 구매가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니까요. 어쩌면 공고했던 엔비디아 생태계에 딥시크가 작은 균열을 일으킬지도 모르겠어요.
젠슨 황은 왜 “끔찍하다”고 하나
딥시크의 이런 ‘탈 엔비디아’ 시도를 가장 걱정하는 건 당연히 엔비디아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달 중순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어요.“딥시크가 화웨이에 먼저 적용되는 날은 우리나라(미국)에 끔찍한(horrible) 결과가 될 겁니다. (딥시크 모델이) 화웨이에 최적화돼 있고, 화웨이 아키텍처에 맞춰져 있다면 우린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됩니다. 우리에게 나쁜 소식은 전 세계에서 개발된 AI 모델이 미국산 하드웨어(엔비디아 칩)가 아닌 곳에서 가장 잘 작동하는 겁니다. 그거야말로 배드 뉴스죠.”
이런 주장에 대해 팟캐스트 진행자인 드와르케시 파텔은 적극적으로 반박했어요. 화웨이가 엔비디아보다 성능에서 한참 뒤처지는데, 왜 화웨이 칩이 엔비디아를 대체할 거란 그런 쓸데없는 걱정을 하느냐고요.

하지만 젠슨 황 CEO가 물러서지 않으면서 둘 사이엔 한바탕 토론이 벌어졌죠. 젠슨 황은 “이 중요한 시기에 전 세계 모든 AI 모델이 미국의 기술 스택을 기반으로 구축되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어요. 중국의 AI 생태계 자립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중국 기업이 엔비디아 칩에 계속 의존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였죠.
둘 중 어느 주장에 동의하시나요. 젠슨 황 CEO 말대로, 이대로 가면 중국이 AI 칩 성능의 한계를 딛고 ‘탈 엔비디아 생태계 구축’에 성공해서 미국의 기술 패권을 위협하게 될까요? 아니면 그건 중국 시장 점유율이 아쉬운 기업인의 과장 어법일 뿐일까요?
현재까지 미국 의회의 입장은 후자입니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는 올해 초 ‘AI 감시법’을 통과시켰어요. 엔비디아가 고성능 블랙웰 칩을 중국에 판매하는 걸 전면 금지하고, H200 칩 수출 역시 의회가 막을 수 있게 하는 법안이죠. AI 칩 수출을 거의 무기 수준으로 감시하려는 겁니다. “중국 AI 연구소가 더 나은 모델을 훈련시키는 데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판매하는 건 어리석은 짓”(보수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이란 판단인데요.
젠슨 황 말대로 딥시크는 다시 한번 미국을 놀라게 할까요. 아니면 극복할 수 없는 두 나라의 AI 칩 성능 격차를 확인시켜 줄까요. 일단 앞으로 나올 딥시크 V4를 지켜보시죠. By.딥다이브
*이 기사는 4월 24일(금요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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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har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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