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과 10명, 수적 우위에도 홍명보호의 축구는 답답했다. 그렇게 꺼낸 ‘조커 카드’는 결과를 바꿨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은 6일(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의 바스라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9차전에서 2-0 승리했다.
대한민국은 이로써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기록을 이어갔다. 무려 39년 전 1986 멕시코월드컵부터 이어진 대기록이다.
최근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첫 5경기를 4승 1무로 잘 끝냈으나 최근 3경기를 모두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무패 행진을 이어갔으나 의미는 없었다. 이라크 원정 역시 승점 1점만 더해도 월드컵에 갈 수 있었으나 승리가 절실했다.
손흥민이 발 부상으로 명단 제외됐다. 에이스의 공백은 대단히 아쉬웠으나 이라크 역시 아이먼 후세인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운이 따랐다. 전반 26분 알 하마디가 발을 높이 들어 조유민의 얼굴을 가격, 퇴장당했다. 이른 시간에 수적 우위를 점한 대한민국. 하나, 이재성과 이강인이 골대를 강타하는 등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수적 우위를 점하기 전까지는 이라크의 공세에 고전하기도 했다. 전반은 실망스러웠다.
후반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홍명보 감독은 박용우 대신 김진규를 투입, 공격적으로 나아가려 했다. 그리고 오현규와 문선민을 투입, 변화를 줬다.
교체 카드를 통한 결과는 이른 시기에 나왔다. 후반 63분 문선민의 크로스 이후 설영우, 이강인으로 이어진 패스를 김진규가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김진규는 2022년 1월 몰도바전 이후 무려 3년 5개월 만에 A매치 득점을 신고했다.
이재성 대신 투입한 전진우 효과도 금방 나왔다. A매치 데뷔 전이었던 그였으나 움직임은 남달랐다. 전진우는 후반 82분 황인범으로부터 받은 패스를 그대로 크로스, 오현규의 추가골을 도왔다.
특히 오현규는 지난해 10월 요르단과 이라크를 상대로 후반 교체 투입, 연속 골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에도 교체 투입 후 곧바로 득점하면서 홍명보 감독이 확실히 믿고 맡길 수 있는 ‘특급 조커’가 됐다.
물론 아시아 예선에서도 처음부터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모습은 아쉽다. 심지어 수적 우위를 점하기 전까지 제대로 된 답을 내리지 못한 것도 불안한 부분. 홍명보호가 11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성공한 건 사실이지만 그들이 목표로 하는 8강은 현재 경기력으로는 그저 꿈이다.
그럼에도 변화를 줘야 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는 건 고무적인 부분. 홍명보호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잘 되어 가고 있는 부분을 강화한다면 월드컵 8강도 이루지 못할 목표는 아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