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과 이전에 팔 경우 양도세 3.2억
자녀에 차익 증여하면 4.7억 세금
집 물려줄때 8.4억과 큰차이 없어
5월9일 이후에 팔면 양도세 6.4억
증여세 합치면 총 10억 세금 내야
경제력 갖춘 자녀엔 저가양도 유리
오는 5월 9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가 다시 시행된다. 약 4년 만의 재개다. 5월 9일 이후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주택을 팔면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자는 30%포인트가 각각 가산된다. 이에 따라 최고 세율은 75%(지방소득세 포함 82.5%)에 달한다.
중과 유예 종료가 공식화되면서 다주택자들 셈법도 복잡해졌다. 매도와 증여, 보유 등 선택지가 여러 가지로 갈리기 때문이다. 교대역 근처에서 세무법인을 운영하는 A씨는 “어떤 방안이 가장 유리한지 묻는 상담이 급증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단 현재 상황에서 당장의 세금만 따진다면 증여보다는 양도가 유리하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에서 10년 전 10억원에 산 주택을 20억원에 판 2주택자 A씨가 주택 1채를 5월 9일 이전에 팔면 양도세는 3억2891만원 수준이다. 기본세율이 적용되고 10년 보유에 따른 20%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은 결과다.
만일 자녀에게 단순 증여한다면 자녀가 내야 할 증여세는 6억140만원이다. 중과 전 양도세의 2배 수준이다. 여기에 증여 취득세 2억4800만원이 붙어 증여에 드는 총비용은 8억4940만원까지 늘어난다. 증여 비용이 중과 전 양도세보다 약 5억2000만원이나 높다.
여기까지만 보면 증여보다 양도세를 내고 파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다만 주택을 양도해 발생한 수익을 A씨가 모두 쓰지 않고, 언젠가 자녀에게 상속이나 증여로 넘겨줄 생각이라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만약 A씨가 중과 유예 기간인 5월 9일 이전에 1주택을 20억원에 매도하고 양도세(3억2891만원) 납부 후 남은 자금(약 16억7100만원)을 다시 자녀에게 사전 증여한다면 현금에 대한 증여세로 4억7400만원이 부과된다. 주택을 팔면서 낸 양도세와 남은 자금에 대한 증여세를 합한 금액은 모두 8억300만원이다. 단순 증여와 비교해서 절세효과가 약 4600만원밖에 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주저하다가 5월 10일 이후에 팔면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까. 기본세율에 20%포인트가 중과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빠지면서 양도세는 6억4076만원까지 뛴다. 여전히 총 증여비용(8억4940만원)보다 낮다. 하지만 중과 부활 이후 매도한 다음 증여하는 것이라면 총부담은 10억6만원까지 올라간다. 이 경우에는 오히려 단순 증여가 더 낫다는 얘기다. 일단 매도만 결심하고, 증여를 고려하지 않은 다주택자라면 5월 9일 전에 처분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지만 일부 금액이라도 증여를 염두에 둔다면 상황이 복잡해진다는 얘기다.
사실 다주택자가 보유한 집 한 채를 온전히 ‘100%’ 자녀에게 물려주려면 주택을 저가 양도하는 경우가 가장 유리하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매매 신고가액이 최근 3개월 내 거래된 실거래가보다 ‘30% 낮은 금액’과 ‘3억원’ 가운데 적은 금액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정상 거래로 간주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억원짜리 아파트를 자녀에게 직거래로 양도할 경우 3억원 또는 30%(6억원) 낮은 금액 가운데 적은 금액인 17억원으로 매매 신고가 가능하다.
한 가지 주의할 부분은 이때 양도세는 시세 수준으로 내야 한다는 점이다. 시가와 거래가액의 차액이 3억원이 넘거나 시가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을 넘으면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에 따라 세금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간주해 매매 계약서상 거래가가 아닌 시가(20억원) 기준으로 과세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5월 9일 이전에 저가 양도를 한다면 양도세가 3억2891만원에 불과하고, 추후 부가적인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
다만 증여성 저가 거래는 정부에서 자금조달 계획과 실제 돈이 오가는 과정 등을 훨씬 꼼꼼히 들여다본다. 특히 정부는 양도세 중과 유예 일몰을 전후로 편법 증여와 다운계약 의심 거래 등 이상 거래에 대한 조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우 전문위원은 “부모·자녀 등 특수관계인 사이에 허위로 대금을 수수하거나 거래대금을 양도인이 양수인에게 다시 돌려주는 행위 등이 적발되면 비용 부담이 더 올라갈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팔지도, 증여하지도 않고 ‘버티기’에 나선 집주인이라면 어떨까. 막연히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로 버티기보다는 현금 흐름을 냉정하게 계산해봐야 한다.
앞에 사례로 든 A씨가 20억원 아파트와 15억원 아파트, 총 35억원 규모의 2주택을 보유했다고 가정하자. 공시가격을 시세의 69%(최근 평균)로 단순 가정하면 24억원 수준이다. 이때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합계는 연 4000만~45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건강보험료 증가분, 임대소득세 등을 더하면 연간 총부담은 약 5000만원 안팎이다.
A씨가 연간 5000만원의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고, 집값이 계속 오른다고 전망한다면 보유 전략이 성립한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인상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현금 흐름이 급격하게 꼬일 위험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함부로 보유 전략을 선택할 수 없고, 미래의 현금 흐름까지도 예측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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