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봉쇄 상황 가정, 컨틴전시 플랜 가동”
산업계, 현지 임원 안전 확보 등 긴급 대응
예상치 못한 이란 사태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점진적인 회복세를 이어가는 우리경제에 유가 급등, 고환율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다. 기업들은 긴급 대응 체제로 전환해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3일 산업계에 따르면 미국·이스라엘의 전격적인 이란 공습과 이란의 중동 지역 미군기지에 대한 반격이 이어지는 등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원유 등 해상 물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유가는 물론 환율, 운임 상승, 공급망 차질 등으로 국내 산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이 불가피한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즉각적인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지난 1일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봉쇄 상황을 기정사실화한 최고 수준의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유가 급등·인플레 재점화 우려”
정부와 산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 현실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봉쇄 현실화로 원유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유가 급등 속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재점화 그리고, 이에 따른 미국 중앙은행의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등 대내외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리경제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쟁 발발 이후 잠시 통행이 중단됐던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물동량의 약 20~30%가 통과하는 초크 포인트로 국제 유가 및 전연가스 가격의 상방 위험으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디”고 말했다.
일각에선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그 여파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을 동시에 맞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란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IRGC)는 지난 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예고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보좌관은 이날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을 통해 “이 지역에서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태울 것”이라고 위협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상 통로로 중동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세계적 원유 수송로다. 일평균 2000만배럴의 원유가 통과하는 등 전 세계 석유 해상 교역량의 27%가 이곳을 지난다.
이란 사태로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가동하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금융시장 상황점검 회의’를 주재했다.
참석자들은 향후 중동 상황 전개 양상 등에 따라 주가·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고,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긴밀한 공조·대응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 경제 및 금융시장은 견조한 펀더멘털을 갖추고 있으며 정부도 충분한 정책 대응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과도한 불안보다는 합리적인 판단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필요 시 100조원 이상 규모로 마련된 ‘시장안정조치’를 적극 시행할 것도 주문했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중동 지역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총 13조3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피해 기업을 지원하고 관련 상담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가전, 식품 등 중동 사업을 전개해 왔던 국내 산업계도 함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와 LG전자, 한화 등 현지에 진출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임직원 안전 확보를 위한 긴급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란의 반격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화그룹은 중동 지역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과 출장자, 가족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에 냉장고, TV 등 가전을 수출하는 전자 기업들은 대체 항로와 육상 우회로 등을 다각도로 모색하며 피해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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