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방치’ 제주 예래단지, 도시개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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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형 주거단지 조성 사업 무효로 고급 주택 140여 채 방치돼 폐허화
JDC, 도시개발로 사업 정상화 나서… 단독-공동주택 짓고 복합시설 건립
이달 중 예타 신청하고 용역 진행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흉물로 10년째 방치된 예래단지 사업을 ‘도시개발사업’으로 재추진하기로 했다. 사진은 방치된 예래단지 모습. 동아일보DB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흉물로 10년째 방치된 예래단지 사업을 ‘도시개발사업’으로 재추진하기로 했다. 사진은 방치된 예래단지 모습. 동아일보DB
제주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예래단지)는 2005년부터 말레이시아 화교 기업인 버자야 그룹이 2조5000억 원을 투자해 2017년까지 서귀포시 예래동 소재 74만1192m² 부지에 숙박과 의료, 상가 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계획 당시만 해도 주거·레저·의료 기능이 통합된 ‘세계적 수준의 휴양형 주거단지’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007년 토지 강제수용 등 일방적 사업 추진에 반발한 토지주 22명이 법원에 ‘토지수용 재결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2015년 3월 대법원이 ‘예래단지 사업 인가 처분은 그 하자가 명백해 당연 무효이고 이에 기초한 토지수용 재결도 무효’라고 판단하면서 공사 중단 및 토지 반환 소송 사태가 빚어졌다.

결국 예래단지는 도시계획시설사업 시행자 지정 및 실시 계획인가까지 무효가 되면서 없던 사업이 됐다. 공사 현장에는 짓다 만 고급 주택 140여 채만이 흉물로 남았다. 버자야 그룹은 투자를 유치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로부터 배상금 1250억 원을 받고 철수했다.

10년 동안 방치돼 폐허가 된 예래단지가 정상화 절차를 밟는다. JDC가 기존 ‘유원지’가 아닌 ‘도시개발’로 선회해 사업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JDC는 도시개발 사업을 통해 예래단지에 단독·공동 주택을 조성하고, 글로벌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과 문화·예술 공간을 마련하는 복합시설 건립을 검토 중이다. 1단계로 사업으로 건립된 140여 채의 고급 주택에 대해서는 제주도와 협의해 전면 재사용, 일부 재사용, 멸실 후 재건축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JDC는 재추진의 선결 조건인 토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상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대법원의 토지수용 재결 무효 판결 당시 사업부지 65만6000m²의 소유권은 원 토지주에게 돌아갔다. 부지 확보를 위해 JDC는 754억 원 상당의 추가 보상금을 마련해 토지 매수에 나서고 있다. 현재 토지 보상률은 면적 기준 69.2%, 금액 기준 75.0%다.

이어 JDC는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마친 뒤 5월 중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에 나서기로 했다. 사업 경제성이 확보되면 사업구역 지정을 위한 용역을 진행해 용도지역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용역 과정에서 주거지역과 상업지역 등이 확정되면 본격적인 도시개발 사업이 추진된다. JDC 관계자는 “과거 시행착오를 교훈 삼아 사업 추진 전반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사업계획에 반영해 지역 주민에게 신뢰받는 사업 모델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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