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박물관 특별전, 금관 총출동 첫 전시
APEC 정상회의, 11월 2일 일반 공개
왕·왕비·왕자 금관, 성별·신분 따라 달라
교동부터 천마총까지 5~6세기 금관 집결
“신라만이 100년간 동일 양식 관 제작”
사방에서 은은한 황금빛이 어둠을 뚫고 번져 나왔다. 처음으로 한 공간에서 마주한 신라 금관 6점이 빚어낸 황금빛 향연은 그야말로 신비롭고 장엄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27일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언론 공개회를 열고 ‘황금의 나라’ 신라로 향하는 초대장을 건넸다. 오는 31일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올해 경주박물관 개관 8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함께 담았다. 현존하는 신라 금관 6점이 한 자리에 집결한 것은 1921년 금관총에서 금관이 가장 먼저 발견된 지 10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금관총 이후 금령총·서봉총·황남대총·천마총에서 넉 점이 더 출토됐고 나머지 한 점인 교동 금관은 1969년 도굴됐다가 1972년 압수됐다.
전시를 기획한 김대환 학예연구사는 “전 세계 고대 많은 왕조 중에서 하나의 관을 일정한 전통으로 100년간 제작한 것은 오직 신라 뿐”이라며 “중국과 일본, 가야도 이런 전통은 없다”고 강조했다.
5~6세기에 제작된 신라 금관은 기본 양식은 같지만 착용자의 성별·신분에 따라 크기와 장식이 달라진다. 전시는 가장 이른 시기인 교동 금관으로부터 시작한다. 다른 금관에 있는 곱은옥이나 사슴뿔 모양 세움 장식, 드리개 장식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라인은 예로부터 나무를 신성시했다. 머리띠 위에 나뭇가지처럼 벌어진 세 개의 세움 장식은 하늘과 땅을 잇는 ‘신성한 나무’를 상징한다.
왕(금관총)과 왕비(서봉총), 왕자(금령총)의 금관을 벽면에 나란히 배치해 비교할 수 있도록 한 연출도 눈길을 끈다. 그 옆에는 황남대총 북분의 금관이 전시돼 있는데, 왕비의 관답게 섬세하고 화려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마지막으로 천마총에서 출토된 금관과 황금 장신구는 출토된 당시 상황을 그대로 재현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황금으로 치장된 부장품은 신라인이 죽음 너머까지 부와 권력이 이어지길 바랐음을 말해준다.
금관은 얼굴을 덮은 채 출토되는 경우가 많아 주로 죽은 자를 위한 장송용으로 쓰였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다만 시간이 흐르며 은 함량을 높여 강도를 높였다는 점은 실제 착용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신라는 불교 수용 이후 왕권이 강화되면서 더 이상 금관을 제작하지 않았다. 일반 관람은 APEC 정상회의가 끝나는 11월 2일부터 12월 4일까지 가능하다.
한편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은 29일 APEC 정상회의 공식 부대행사인 최고경영자(CEO) 서밋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RM은 경주예술의전당에서 ‘APEC 지역의 문화 창조산업과 K-컬처의 소프트파워’를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K팝 가수가 이 행사에서 공식 연사로 나서는 것은 RM이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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