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제철 과일인 감귤과 딸기 가격이 고공 행진하고 있다. 재배 면적 감소와 올여름 폭염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반면 채소 가격은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감귤 소매가격은 10개당 4258원으로 지난달보다 7% 올랐다. 최근 3년간 12월 평균 가격(3252원)보다 30%가량 높다. 가락시장 경매 낙찰 가격은 지난 16일 기준 5㎏(특등급)에 2만7956원으로 작년 이맘때 가격(2만731원)과 비교해 34.5% 상승했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올여름 폭염과 폭우로 생육기에 낙과율이 높았다”며 “겨울철 늘어난 수요보다 물량이 적어 시세가 뛰었다”고 설명했다.
감귤값은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12월 과일 관측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제주 감귤 생산량은 37만1000t으로 전년 대비 8.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출하량은 11만3700t으로 지난해(12만4300t)보다 8.6% 줄어들 전망이다.
딸기 가격도 상승세를 보인다. 딸기 경매 낙찰 가격은 16일 기준 2㎏(특등급)에 5만7306원으로 전년 동기(4만8048원)보다 19.2% 높았다. 소매가격도 전날 기준 100g에 2530원으로 전년과 평년 대비 각각 8.9%, 12.7% 올랐다. 이는 10월까지 이어진 더위로 재배가 늦어져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1년 이전까지는 10월 말부터 딸기를 팔 수 있었는데 올해는 11월 중순이 지나고 판매를 시작했다”며 “경북 고령, 경남 밀양 산지에서 나오는 물량이 예년보다 적다”고 말했다.
감귤과 딸기 등 겨울 과일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치솟았던 채소 가격 중 일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토마토와 대파가 대표적이다.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기준 토마토 도매가는 ㎏당 3442원이다. 10월 9042원까지 치솟은 것을 감안하면 고점 대비 60.7% 떨어졌다. 겨울 과일 소비가 늘어나 토마토 수요가 줄어들고, 영·호남 지역 출하지가 확대된 영향이다. 토마토는 비닐하우스와 온실에서 키우는데, 올여름 폭염으로 극심한 작황 부진을 겪었다.
대파 도매가는 ㎏당 1706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낮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대파 출하 면적은 전년 대비 4% 늘었고, 예상 생산량도 6%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전남 진도지역 재배 면적이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