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올해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요 그룹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은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SK 그룹주 ETF가 선방한 반면 2차전지 업황 악화에 포스코 그룹주 ETF는 연초 대비 50% 가까이 하락했다. 특히 삼성 그룹주 ETF는 올해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에 같은 그룹주 상품 내에서도 삼성전자의 투자 비중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갈렸다.
3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국내 그룹주 ETF 가운데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로, 6.54%의 수익률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그룹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해당 상품은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를 40% 넘는 비중으로 담고 있다. 현대차가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로 주목받으며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 수혜로 연초 이후 6.98% 상승하며 수익률을 뒷받침했다. 현대차는 특히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기도 하다.
SK그룹주에 투자하는 ‘KOSEF SK그룹대표주’도 연초 이후 2.86% 오르며 선방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선두를 점한 SK하이닉스(000660)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나선 SK스퀘어(402340)가 수익률을 뒷받침했다.
반면 포스코 그룹주에 투자하는 ‘ACE 포스코그룹포커스’는 연초 대비 49.92% 하락했다. 해당 상품은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과 POSCO홀딩스(005490), 포스코퓨처엠(003670)을 75% 넘게 담고 있는데 2차전지 업황 부진으로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연중 하락세를 이어온 영향이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산업은 미국과 유럽의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한 캐즘 현상 우려가 고조됐고, 소재인 리튬과 니켈 가격 하락이 이어지며 POSCO홀딩스의 관련 소재 투자에 대한 기대도 우려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주 ETF는 삼성전자 투자 비중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갈렸다.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5개 ETF 중 ‘ACE 삼성그룹동일가중’만 유일하게 1.76%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나머지 4개 ETF는 10% 안팎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연초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32.65% 하락한 가운데 ACE 삼성그룹동일가중은 동일가중 방식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상대적으로 낮은 투자 비중으로 수익권을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에 꼽힌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HBM에서 드러난 삼성의 경쟁력 약화로 인해 기술의 삼성이라는 이미지가 훼손됐고 주가는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부진한 기업이 됐다”며 “경쟁력 회복으로 다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